8남매 중에 제주도에 처음 온 형제들이 많았기에 꼭 넣고 싶었던 곳이 제주도의 부속섬이었다. 우도와 마라도 중에 고민을 하였는데, 이번 여행의 코스가 동쪽보다는 서쪽이었고, 마라도에서 자장면을 먹어보고 싶다는 A이모부의 이야기에 마라도를 방문하기로 했다.
마라도를 방문하기로 한 날 오전에는 용머리 해안 코스가 함께 계획되어 있었다.
용머리 해안은 썰물일 때 방문해야 그 절경을 볼 수가 있는데 물때 시간을 그날 아침에만 확인할 수 있었다.
용머리 해안 관광안내소로 문의를 하니 밀물시간이 오후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마라도와 용머리 해안의 방문 시간을 바꿨어야 했는데, 추석연휴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라도를 방문했다. 여객선의 표를 구하지 못할 뻔했는데 기사님의 기지로 우리는 겨우 여객선의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내가 마라도를 처음 방문한 건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전, 혼자 제주도를 일주일간 여행했을 때였다. 여객선을 타고 마라도 땅을 딱 밟았을 때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최남단 땅을 밟고 있다는 느낌도 새로웠지만 마라도에서 어디를 바라봐도 바로 바다가 보였다.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여객선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고, 점심시간이라 서로 식당을 찾기 바빴다. 그런 북새통에서 마라도에 도착한 8남매는 제대로 마라도를 느끼지도 못하고, 점심식사를 예약한 식당으로 향했다.
마라도에는 식당이 4~5곳이 있는데 모두 자장면과 짬뽕을 파는 중국집이다. 가장 리뷰가 좋은 식당을 예약했는데, 우리가 인원도 많고, 이미 마라도 관광객들이 많아 음식 나오는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그럼에도 서로 장난치고 대화하다 보니 음식이 나왔고, 저마다 음식평은 달랐지만 대부분 만족하는 듯했다.
식당을 나오니 그제야 8남매는 마라도의 풍경을 두 눈에 담았다.
마라도 여행의 진수는 그 어디를 바라봐도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이다.
B이모부가 넓게 펼쳐진 잔디에 누워 포즈를 취했다. 그걸 본 8남매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한두 명씩 잔디에 눕더니 포즈를 취했다. 나는 놓치지 않고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8남매랑 여행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나이 든 어른들이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였다.
며칠 남지 않은 제주도 여행에서 이 미소가 끝까지 이어지길 바랄 뿐이었다.
이제 나의 기억 속 마라도의 풍경은 드넓은 수평선이 아니라 8남매의 미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