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죽이고 생명을 구하는 소금
6장의 주인공은 소금의 일종인 질산칼륨(saltpetre)이다. 이 물질은 두 가지 의미에서 폭발적이었다. 질산칼륨을 뿌리면 식물이 건강하고 빠르게 자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전쟁의 승리를 결정지는 화약의 핵심 성분이 질산칼륨이라는 사실이다.
"칠레 아타가마의 안토파가스타의 오래된 기차역은 남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에 있다. 이곳에 위치한 FCAB(Gerrocarril de Antofagasta a Bolivia) 본사는 철도 시스템에서 꽤 많은 역할을 맡고 있다. FCAB철도는 매우 특별한 철도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이 철도를 부설한 목적부터 알아보자. FCAB는 사막에서 나오는 특별한 화물을 항구까지 수송하기 위해서 부설되었다. 그 화물은 소금의 일종인 질산칼륨(saltpetre)이다."
이 물질을 처음 발견한 사람들은 중국인이었다고 한다. 바위와 벽돌에서 톡 쏘는 맛의 하얀 소금을 채취하여 불을 붙였고 엄청난 폭발력을 목격했다. 질산칼륨의 문제점은 대단히 발견이 어려운 물질이라는 것이다. 수 백 년 동안 질산칼륨의 주요 원천은 부패한 유기물, 특히 썩은 고기와 소변이었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미국과 유럽은 페루 해안가 친자 제도(Chinch Islands)에서 새들의 배설물로 뒤덮인 섬을 발견하게 된다. 새들의 배설물은 인산염과 질소 화합물을 풍부하게 함유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천연비료였다.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의 78%가 질소이지만, 그 가스를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형태의 질소로 바꾸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공기 중에 불활성 질소 분자를 다른 질소 화합물로 변환하는 과정을 질소 고정(Nitrogen Fixation)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 엄청난 열과 에너지가 필요로 한다. 이는 반대로 질소화합물이 폭발력을 갖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친차 제도를 손에 넣기 위해서 채비를 서둘렀고, 그 사이 페루 정부가 먼저 채취를 시작해 1850년대 후반에 친차제도의 새똥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것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일이었지만, 페루 사람들은 본토에 비밀 병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페루의 아타카마 사막 북부에는 현지인들이 칼리치(Caliche)라고 부르는 독특한 소금 지층이 덮인 지역이 있었다.
"칼리치 내에는 다량의 염화나트륨(식염)뿐만 아니라 질산염 nitrate, 요오드산염 iodate, 황산염, 염화물과 같은 모든 종류의 염류가 들어 있었다. 칼리치는 전통적인 질산칼륨과는 약간 다르다. 질산칼륨이 아닌 질산나트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 화학자들은 질산나트륨을 이용하여 중국의 화약의 변종을 더 폭발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질산나트륨은 질산, 니트로글리세린, 다이너마이트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남아메리카의 질산염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 중 하나가 되었다."
다시 칠레 안토파가스타로 돌아와서 처음 안토파가스 질산염 철도회사가 발족할 무렵, 안토파가스타는 볼리비아에 속했다. 이후 남미 태평양 전쟁으로 안토파가스타, 볼리비아의 모든 해안, 페루의 광활한 칼리치 지역 등이 칠레의 손에 들어갔다. (슈카월드 관련 내용 https://www.youtube.com/watch?v=LDoAvQjRmL8)
이제 질산염 열풍은 거의 잊혔지만, 20세기 초 질산염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한 대니얼 구겐하임은 본디 광산 재벌이었는데, 질산염 사업에 물두한 나머지 칠레 칼리치에 투자했던 일도 있었다.
구겐하임의 질산염 사업은 큰 치명타를 맞게 되는데, 독일의 유대인 화학자 프리츠 하버가 대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질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1913년 무렵 보슈가 일하던 바스프(BASF)에서 암모니아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인구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었다. 맬서스의 인구론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기술이 인류를 구원하리라는 한 사례이지 않을까. 이후 칠레의 질산염 광산들은 대부분 폐쇄되었다. 몇몇 회사가 남아있기는 하나 볼리비아에게 구실을 주지 않으려는 칠레 정부의 요식행위에 가까웠다. 비록 아직 칼리치에서 요오드를 채굴하고 있으나, 화학 산업의 대세는 하버-보슈 공정으로 광산에서 공장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프리츠 하버(공기로 빵을 만든 사람 :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3357) 는 지금으로 얘기하자면 1차 세계 대전의 오펜하이머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표적으로 1915년 4월 22일 벨기에의 이프르 전선에서 프랑스 군을 상대로 실전 사용된 염소가스가 약 50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다. 최대한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키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던 프리츠 하버였기에, 화학 무기 개발에도 진심이었던 것
이후 대부분의 질소는 칠레가 아닌 하버-보슈 공정에서 생산된다. 오늘날 비료 생산량을 제한하는 유일한 사항은 그 대가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투입할 것인가이다. 하버-보슈 공정은 전 세계 1% 에너지를 매년 사용하여 전 세계 인구의 1/3을 먹여 살리고 있다. (출처 : https://youtu.be/xUaCAjToZz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