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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는 김에 뉴질랜드 Nov 14. 2024

뉴질랜드 교육의 함께라는 이름으로.

처음에는 유학을 왔다. 그리고 지금은 이민자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뉴질래드의 교실


뉴질랜드 학교의 놀이터

지난주 금요일, 리나는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집으로 왔다. 리나에게는 친한 친구가 2명 있다. 이름하여 BFF(Best Friend Forever)
애슐리와 딜런. 애슐리는 year2 때 리나의 버디 친구이자 처음 사귄 키위 친구이고, 딜런은 리나가 year3에서 사귄 키위 친구다. 그리고 릴리와 하퍼, 밀라 역시 리나의 소중한 친구이다. 리나는 애슐리, 딜런, 릴리, 하퍼, 밀라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언어도 인종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편견 없는 우정이다. 누군가를 특별하게 배려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 리나와 친구들의 우정은 리나의 세계를 변화시키고 우정의 시간만큼 리나는 뉴질랜드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얻은 것이 비단 영어뿐만이 아니다. 리나의 세계가 변화하는 중이다. 리나가 뉴질랜드에서 깨달은 것은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 즉 친구와 함께 하는 기쁨을 익히고 배우는 중이다.

리나가 작년 처음 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얼마나 낯설었겠는가. 한국에서 보던 교실과는 다른 풍경의 책상과 교실 인테리어, 하루 종일 들려오는 영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언어,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 작년에는 어리고 미성숙하여 날것 그대로의 아이들 틈에서 리나가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무수히 많은 걱정과 고민을 했었다. 리나의 영어 실력은 파닉스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러니 간단한 단어도 쓰고 읽는 게 어려웠다.


리나와 애슐리

다행히 뉴질랜드에서는 유학생이 오면 학교에서 버디를 붙여 준다. 그 버디 친구가 학교 수업시간이나 학교 생활에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year2 어린이가 얼마나 유학생 친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서로가 미완성인 상태이고,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슐리는 리나와 함께 그 시간을 보내주었다. 어리지만 책임감으로 시작한 일은 서로의 마음에 스며들어 친구가 되었고, 현재는 BFF가 되었다. 몸도 마음도 굳어 있던 리나가 친구를 향해 사랑해를 외치고 친구와의 스킨십으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게 변화하게 된 것은 애슐리의 덕이 크다. 어리다고 하여 그 우정을 가볍다 치부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시간은 알 수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서로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뉴질랜드의 교육은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르친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우정이 얄팍한 종이 한 장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그 우정에는 경쟁심과 시기심, 질투심이 스며들지 않는다.


리나의 세계관은 확장 중이다.  


학교에서 Cross Country라는 행사가 열렸었다. 모든 학부모들이 학교에 응원과 축하를 하기 위해 모인다. 뉴질랜드에서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는 팀워크, 도전, 자신감을 기르는 중요한 행사이다. 단순히 마라톤처럼 긴 거리를 달려 순위를 매겨 메달을 주는 의미의 행사가 아니다. 자신이 속한 하우스 티셔츠를 입어야 한다. 리나의 학교는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컬러 하우스가 있다. 리나는 초록색 하우스 소속이다. 학년 별로 진행하고, 주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학교마다 코스는 다르다. 리나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학교 안을 달리고 그다음 학교 밖을 둘러싼 주택가를 달린다. 그리고 다시 학교 안으로 들어와 결승점 까지 달리면 코스가 마무리 된다. 이날을 위하여 학교에서는 코스를 따라 달리는 연습을 진행한다. 그 후 경기 당일 경기가 진행된다.

리나는 처음 경험하는 행사였다. 그래서 살짝 긴장을 했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리나의 친구 릴리가 리나를 찾아왔다. 리나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온 릴리는 리나의 손을 꼭 잡았다. 둘이 눈을 마주 보며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진행 선생님의 말에 따라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들의 표정은 꼭 1등을 하겠어라는 날이 선 긴장된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이 축제를 즐기는 표정이었다. 스타트 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앞을 향해 달렸다. 리나와 릴리도 힘차게 달렸다. 한참을 달리던 리나가 지쳐 걸어 가자 앞서가던 릴리가 뒤로 달려와 리나의 손을 잡고 함께 걸었다.잠시 걷던 둘은 잡은 두손을 꼭 잡고 함께 다시 달렸다. 인생의 희노애락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뉴질랜드에서는 1등을 못해서, 메달을 못 받아서 슬프고 억울한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럴 필요가 없다.


뉴질랜드 교육을 관통하는 세계관은 공동체, 함께, 팀워크이다.


매년 열리는 Cross Country는  힘든 연습과 경기를 통하여 팀워크와 공동체 의식을 배운다. 또한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완주의 기쁨을 나누는 것을 통하여 협동심과 인내심, 배려심도 배우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뉴질랜드의 아이들이 큰 성취감을 가지고 성장할 수있는 계기가 된다.

뉴질랜드의 교육은 리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리나의 청춘 영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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