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통한 인성교육 사례 ② -
모서리
이혜영
“아야!
아유 아파."
책상 모서릴 흘겨보았다.
“내 잘못 아냐"
모서리도 눈을 흘긴다.
쏘아보는 그 눈빛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쩜 내게도
저런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원망스런 눈초리에
“네가 조심해야지."
시치미 뗐을 거야.
모서리처럼
나도 그렇게 지나쳤겠지.
부딪힌 무릎보다
마음 한쪽이
더 아파온다.
『연두빛 나라』(문원, 2000)
‘모서리’ 전문이다. 이 시는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다. 이 시는 간결하고 쉬우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한 채 남을 탓하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에게도 남에게 상처를 준 ‘모서리’가 분명 있었음을 아파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백점만 받으면 모든 게 허용되고 용서되는 이기적인 인간을 양육하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인격의 소유자로 자랄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크면 다 알아서 잘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내게 좋고 이익이 되는 것들이 선(善)이 되고, 내게 싫고 손해가 되는 것들이 모두 악(惡)”이 되어버린 가치관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릴 때 행동 습관을 그대로 유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정도면 남들에게 잘하는 편이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스스로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기분을 잘 이해하고, 화도 잘 참고, 감정조절도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자신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들은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모르게 나 때문에 상처받은 이들을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학생들에게 “내가 모서리였던 경험이 있나요?”, “다른 사람의 모서리에 상처 입은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모서리만 보면, 늘 긁히고 채이고 생채기가 많이 나는 편이었는데,
한번 그러면 다시는 다치지 않을 것을 또다시 상처를 내곤 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는 똑같은 모서리가 되고 있겠지요. (사례 1)
내색은 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품고 있는 모서리가 많음을 종종 느낍니다. 꼭 표출해야만 다른 이에게 생채기를 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속에 품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례 2)
어린 시절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가르침으로 잘 따라서 교육받은 것 같은데..... 왜? 커갈수록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너의 탓’을 알게 되었을까요? 앞으로는 ‘내 탓’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사례 3)
시치료 활동을 하면서 제가 변한 게 있다면, 제 안에 있던 모서리를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모서리가 인식되니, 이 모서리 때문에 아파했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미안했던 것은, 나 스스로가 받은 내 모서리로 인한 상처였습니다. 나에게 우선 사과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 (사례 4)
저는 제가 가진 모서리가 얼마나 뾰족하고, 날카로운지 몰라서 사람들이 제 모서리에 부딪히면 “그 정도 것 가지고 왜 엄살을 부리냐고...”, “이 정도가 뭐가 아프냐고...” 이랬습니다. 후회스럽고 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사례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