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수필
가을 들녘은 고추 수확으로 바쁘다.
밭에서 빨간 고추를 따고, 깨끗이 씻어 비닐하우스에 널어 태양초
를 만들고, 시골살이는 늘 허리를 펼 틈조차 없다.
그날도 읍내 농협에 고추 수매 관련 볼일을 보고, 오일장이 열린
김에 생선도 사고, 커브길 주유소 옆에서 아버님(95세)을 우연히
마주쳤다.
“아버님, 언제 장에 나오셨어요?”
“오냐, 잘 만났다. 이리 와 보거라!”
“어디로 가세요?”
아버님은 내 손목을 잡고 읍내 철물점 앞으로 걸어가셨다.
그리고 저쪽에 놓인 네 발 달린 손수레를 가리키셨다.
“저거, 네 지프차에 좀 실어라.”
갑작스러운 요구에 순간 지갑 사정이 떠올랐다.
아뿔싸, 잔돈 몇 푼밖에 없었다.
“아버님, 다음 장날에 사시지요.”
“왜 지갑에 돈도 안 가지고 다니냐!”
그러시더니 철물점 주인을 부르셨다.
“이놈이 내 아들인데, 이놈 거시기 잡혀 있으니
그 손수레 좀 주시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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