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선물 Feb 06. 2024

보컬트레이닝 day29

오늘은 미션이 많지 않았다. 29일간의 미션 중에서 분량으로 따지면 가장 적었다. 물론 하나의 미션에도 얼마큼의 정성을 쏟아붓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은 발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감정을 실어 노래 부르기'가 포커스였다. 나는 이제껏 노래를 들을 때에 발성이나 가수의 발음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감정과 분위기에 조금 더 초점을 두면서 들어왔기 때문에 발성에 대해서 부족하다고는 스스로 생각해 왔지만, 감정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감정조차도 내 내면에서 많이 느끼고 있을 지라도 노래에 담아 부르지 못한다면 내 노래에는 감정이 풍성하다고 얘기하기까지는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이전과 같이 선생님의 영상을 시청했고 그 영상에서 선생님께서 감정을 아주 잘 표현하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전문가의 예시를 듣고서 그제야 느낀 것이 감정을 잘 실어 부르면 가사를 느끼기 전에 감정이 이미 느껴진다는 것이다. 감정을 조금만 실어 노래 부르는 것과는 전달력이 확실히 달랐다. 예시 목소리 하나에 이런 것들 조차 기술이며, 마무리에 앞서서 이런 미션을 주신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감정을 실어 노래만 부르는 것이 미션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 노래를 부르기 전에 먼저는 종이에 손글씨로 선택한 노래의 주인공과 상황과 배경에 대해서 적어보는 것이었다. 이런 신박한 미션을 보컬트레이닝에서 받다니! 어떻게까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다른 동료들이 한 예시들을 보니 조금 도움이 되었다. 내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곡이 무엇인지 고르는 것도 고민이 됐다. 내가 가장 감정이입을 잘할 수 있는 곡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왠지 슬픈 노래가 감정이 가장 두드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노래를 정했다. 이전에 미션곡으로 부른 적이 있는 노래지만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_이승철' 노래이다. 아무래도 오늘도 밤에 미션을 하다 보니 여자고음 노래는 배제를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이 노래를 고르게 된 것도 있다. 


막상 종이에다가 주인공과 상황, 배경 설정을 하다 보니 이 노래에 대해서 더 집중하고 감정이입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우리가 노래를 그냥 들어도 감정이입을 할 수는 있지만 직접 적어보는 것은 또 다른 차이가 났다. 내가 설정한 주인공은 나이가 30대 초반에 남자, 직업은 회사원. 별다른 직업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난하게 적었다. 나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사 중에서 


'사랑이란 그 말은 못 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이 부분을 느끼고 생각하려면 그 정도 나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성숙한 20대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리고는 이별상황을 설정하고, 아쉬움과 그리움과 안타까움, 보고 싶음 등등의 연인에 대한 감정으로 설정을 했다. 장소는 그녀가 사는 곳 집 근처 차 안, 시간은 새벽 2시.

( 어떤 분들은 경우에 따라서 이름도 부여하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으신 분들도 있었다. 감정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상당히 필요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


장소와 시간까지 설정을 하다 보니 꽤나 구체적이고 노래를 부르거나 들으면서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정을 하면서 감정이 몰입이 되는 거구나 하는 깨달음이 되었다. 옆에서 직접 레슨을 받지는 않지만 오늘의 시도 자체가 한 발짝 나아가는 시도이니, 이번 보컬챌린지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난 아마 여전히 노래를 추상적으로 생각했을 것이고 아마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컬트레이닝 day2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