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다리
오후 2시, 약속한 듯 영도다리가 다시 올라간다
롯데월드 전망대 남쪽
엔제리너스 커피점 앞에서 몇몇 사람들이 구경 중이다
정차한 도로에서 급히 돌아 다른 길로 선회하는 차량
관광깃대를 든 관광객들 영혼 없는 눈길로 사진을 찍는다
문득, 영광도서 앞 그리고 만덕터널 진입로에 놓인 어설픈
서면 로터리 모형에 붙잡혔던 그 눈길을 닮았다
속바지 가랑이 사이사이에 힘없이 그려진 타투
여행길에서 만난 유명 인사의 무의미한 미소를 닮았다
영도다리가 내려간다
약속대로 차들이 움직이고 다리는 다시 길이 된다
흔히 우리가 영도다리라고 하는 교량은 부산대교라는 이름의 도개 되는 형태로 1934년 개통되었다 하지만 노후되어 1980년 부산대교가 개통되면서 영도대교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노후되어 더 이상 도개가 되지 않고 안전성 문제로 기존의 다리를 철거하고도 개식 교량으로 새롭게 복원했다
말하자면 문화재로서의 가치보다는 기억 속의 문화재를 새로 만든 셈이다 무수하게 산재해 있는 버젓한 다른 문화재의 형태처럼 복원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도다리를 바라봐도 별다른 느낌은 나지 않는다 구태여 오후 2시에 다리를 들어 배가 지나다니게 하고 길을 지나가던 자동차가 멈추게 하고 신호수를 두게 하는 방식으로 부산의 명물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시킨다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응급환자라도 생기면 20-30분 동안은 여지없이 발이 묶이는 상황이 생긴다 알고 두시에 다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있다면야 부산대교로 돌아가면 되겠지만 일단 다리에 들어선 경우에는 뒷걸음질을 칠 수 있는 상황은 못된다
영도와 부산을 잇는 연육교 영도다리는 일제 강점기에 6.25 전쟁의 애환을 담고 있다 영도다리에 가면 헤어진 친인척을 찾곤 했다는 사연과 잃어버린 사람들이 주변의 점집에서 피난시절의 희망의 끈을 찾았다는 의미에서 영도다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추억 속의 건축물이라는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 다리 위에서 웃고 울던 그 자리들은 간 곳 없고 도개식이라는 그 모습은 닮았네 세월의 때가 묻어야 공감대가 늘어나겠지 추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추억이 될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