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희

by 김지숙 작가의 집

백영희



사람에 따라서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 이는 어릴적 상황이나 개인적인 경험이 축적된 것으로 개인의 선호 문화적 차이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행복 즐거움 활달함 에너지를 어떻게 빋아들이느냐와 유관하다

대부분의 색들은 특별히 전달되는 의미가 다르며 파란색은 차가운 이미지를 지니며 영적인 면과 환상과 깊게 연관된다 붉은 색은 공격적인 면을 각성시키는 역동적이고 매혹적이며 피와 생명을 상징한다 노란색은 이해와 배반의 양면성을 지니며 동양에서는 황제의 색 마켓팅에서는 낙천주의 청소년을 의미한다 초록은 성장과 재생을 상징하며 경제 부르주아를 의미하고 새로 태어나는 사랑을 나타낸다 검은색은 은밀함 우아함 권위를 상징하며 과거에는 제사장 현재에는 보수적인 사람을 상징한다 흰색은 무죄와 순결, 완벽주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 보라색은 모호함 차분한 아미지 여성성 영적 능력 등을 상징하고 주황색은 열정 긍정 향기의 감각을 불러들이며 불교와 관련있고 분홍색은 예의와 에로틱함 소년 소녀를 상징한다




지눌국사(知訥國師) 지팡이에

우르르 쏟아지는 은행나무 금빛 보살들

팔백 년을 적천사(磧川寺) 수문장으로 버티고 섰다.

검은 곰팡이에 집을 내어준

턱턱 갈라진 몸통

무소유의 법문을 걸고 섰다.

팔랑팔랑 노랑 금박으로

환한 얼굴에 세상의 인연법을 새긴다.

햇살가지도 철렁철렁 노란 쇠소리 데리고

그리움의 빛으로 흔들린다.

뿌리에서 올라온 황금 물소리

가을의 가슴을 묻히며

은행나무 침대의 짝사랑

귓속에 노랑 이명의 소리로 쌓이고 있다.

가을의 몸속으로 사라지는 바람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백영희, 「은행나무 가을에 서다」




백영희의 시 「은행나무 가을에 서다」에서 언급된 시각적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리에서 시각적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결과적으로 강한 정보 전달력을 제공하기 한다. 시에서 제공되는 시각적 정보는 ‘금빛’ ‘노랑빛’ ‘황금빛’ ‘노랑이명’ 등으로 노랑색이 주를 이룬다. 빛은 인간에게 중요한 정보전달 양식이 된다.

그래서 인간에게 빛은 때로는 신성으로, 때로는 생명, 진리, 보편적 원리 등으로 불린다. 시에서 화자가 은행나무를 통해 말하려는 비언어적 표현은 ‘진리’이자, ‘깨달음’이다. 이러한 노랑빛을 띤 수문장 같은 은행나무에서 표현된 비언어적 요소는 결국 화자가 말려는 현세와 제약으로부터의 초월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깨달음이다. 그리고 전세, 현세, 내세를 아우르는 제단의 노랑빛, 즉 하늘과 땅, 전세와 현세, 내세의 세 곳을 묶는 불사(不死)의 빛이다.

또 한편, 이 시의 화자는 노랗게 물든 잎을 단 은행나무, 그리고 그 잎들이 떨어지는 소리에서 ‘상실’을 인식한다. 은행잎들이 차지하던 공간이 어느새 ‘허공’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자리를 내어 주는 대자연의 순환 속에서 화자 자신도 자연의 일부로 살아간다.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 순간순간을 잘 살아 왔는지, 그리움, 짝사랑을 회상하면서 다시 시작될 수 없는, 온 곳에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점을 바람으로 인하여 알게 된다. 따라서 은행잎은 바람과 더불어 화자의 생을 일깨우는 감각의 관대한 이정표가 된다.

하지만 앞서 떨어진 은행잎은 아직은 푸른 기운이 남은 잎들에게 아름답게 사라지는 방법, 즉 짝사랑과 미움, 쇠소리 내는 삶의 통증과 외로움 등을 알려준다. 이 현상에서 화자는 자신의 삶을 점검하게 된다.

이로써 은행잎이 쏟아내는 ‘보살’ ‘법문’ ‘인연법’ 등으로 화자는 그간 자신의 삶이 얼마나 부질없는 지 깨닫고 바람과 더불어 홀연히 가을 속으로 사라지는 법을 깨닫는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을 연상케 한다. 제석천왕이 쓰는 일산을 일컫는 ‘인드라’는 수많은 보배구슬이 서로를 비춰 세상만물을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게 만드는 이치이다

이 시에서 여기저기 떨어진 혹은 가지에 아직 남아 있는 여러 모습의 은행잎은 화자의 눈에는 마치 세상의 이치를 꿰뚫게 만드는 인드라망의 구슬을 연상케 한다. 인간의 본성으로 사소하지만 작은 바람소리 노란 물 곰팡이 쓴 법문 등에서 화자는 살아있는 자신을 섬세하게 느낀다.

그리고 그 은행잎들이 허락된 시간들을 자연에 돌려주고 떠나는 바람의 모습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깨닫는다. 이 시에서는 전쟁에 지은 인연에 따라 금생 내생으로 그 결과가 이어진다는 인연법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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