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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야 Apr 23. 2024

그 밤에, 불빛 하나

밤을 지키는 나에게 보내는 가락.

캄캄한 밤

내 안으로 파고드는 

밝은 불빛 하나     

그 하나의 불빛에 담은 

영혼의 검은 시간이 지나면,

얇디얇은 명줄이

스치듯 끊어지는 소리.    

 

너의 생이

나에게 독이 될까?

나의 생이

너에게 득이 될까?

- 아무것도 묻지 마라.

대답을 듣지 못하는 

고막의 울림만 애처롭다.


내 고름은 너의 분비물

너의 고름은 나에게 녹아

아픔도 

나누면 배가 되고.     


검은 밤이

두 배의 아픔으로 돌아오고,

감은 눈은 뜰 줄 모르고,

벌어진 입은 다물 줄 모르고.

날 숨은 날아지고,

들숨은 들어지는 밤이.    

 

모든 일이

의문문으로 떠도는 

밤이 지나면

밝은 불빛이 찾아올까

기대해 보는 밤이.     


캄캄한 밤이

내 안으로 파고들면

밝은 불빛 하나

깜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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