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키는 나에게 보내는 가락.
캄캄한 밤
내 안으로 파고드는
밝은 불빛 하나
그 하나의 불빛에 담은
영혼의 검은 시간이 지나면,
얇디얇은 명줄이
스치듯 끊어지는 소리.
너의 생이
나에게 독이 될까?
나의 생이
너에게 득이 될까?
- 아무것도 묻지 마라.
대답을 듣지 못하는
고막의 울림만 애처롭다.
내 고름은 너의 분비물
너의 고름은 나에게 녹아
아픔도
나누면 배가 되고.
검은 밤이
두 배의 아픔으로 돌아오고,
감은 눈은 뜰 줄 모르고,
벌어진 입은 다물 줄 모르고.
날 숨은 날아지고,
들숨은 들어지는 밤이.
모든 일이
의문문으로 떠도는
밤이 지나면
밝은 불빛이 찾아올까
기대해 보는 밤이.
캄캄한 밤이
내 안으로 파고들면
밝은 불빛 하나
깜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