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역사의 경계를 잇는 일
문사철은 결국 인류가 걸어온 길이자, 쌓아 올린 생각과 이야기다. 결국 그러한 것들이 역사가 되고 우리에게 교훈과 비전을 남긴다.
이성의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인공이성을 기대하며 살고 있는 오늘날 이전에, 인류를 둘러싼 환경, 즉 자연력에 대한 상상적 허구의 산물인 신화부터 문사철이 시작했다. 그래서 신화는 역사와 이어지며,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서구문화와 문명을 이해하기 위한 시작은 서구신화에 대한 이해부터다. 서구문화의 뿌리가 된 희랍신화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필요한 이유인데, 그리스신화 자체가 가지는 유희성 때문에 우리 사회는 단편적 에피소드에 집중하여 왔다.
허나, 신화는 역사와 이어지는 길이며, 그리스 신화 또한 수많은 그리스 폴리스의 근원이자 그 시조들의 이야기이다. 개별 폴리스들은 자신들의 신화적인 뿌리를 통하여 존엄을 획득하고, 자긍심을 획책했다. 이러한 천부적 권리야 말로 동양적인 “천명”이며 “대의명분”과 유사하게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리스신화를 현대적인 그리스 신화 세대구분을 기준으로 가급적 시대순으로 폴리스별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할 예정이다. 그리스 역사의 주요 폴리스들이 어떠한 신화로부터 어떠한 인간영웅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이해함으로써, 그리스의 지리와 이어지는 역사시대와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