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tory] 관세, 무엇이길래 난리일까?

by 매드본

관세는 요즘들어 뉴스에서는 너무 자주 나오는 이슈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선 아직 쉽게 체감하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 타는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관세는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관세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세계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관세란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이를테면 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한국에 들여오면, 그 차에 일정한 세금을 붙이는 것이다. 이 세금은 국가가 걷으며, 이를 통해 외국 상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때 생기는 가격 차이를 조정한다. 다시 말해, 외국 제품이 너무 싸게 들어와 국내 제품이 밀리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관세를 부과할까?

첫째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에서 옷을 아주 싸게 만들어 수출한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관세 없이 그런 옷이 대거 들어오면, 우리나라의 의류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려 파산하거나 일자리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이럴 때 관세를 통해 외국 옷값을 어느 정도 올려놓으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는 세수 확보다. 관세는 국가가 재정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다. 특히 수입이 많은 나라일수록 관세 수입의 비중도 커진다. 물론 요즘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일부 국가 간에는 관세가 없거나 낮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품목과 국가에서 관세는 유지되고 있다.


셋째는 외교적 수단으로서의 역할이다. 관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때로는 외교의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진 무역 분쟁을 보면, 양국이 서로 상대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전략이 얽힌 복잡한 싸움이다.


그러나 관세는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이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값이 오르게 된다. 앞서 예로 든 것처럼 외국산 옷이 싸게 들어오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더 비싼 국내산을 사야 하므로 그만큼 지출이 늘어난다. 또한 수출입이 줄어들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관세는 언제, 얼마만큼, 어떤 품목에 부과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관세는 어떻게 결정될까?

단순히 국가의 힘이 세다고 협상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협상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훨씬 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우선, 시장의 크기와 소비력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나 유럽연합처럼 큰 소비시장을 가진 나라일수록 상대방이 그 시장에 들어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상에서 유리하다.


또한 수출입 의존도도 중요한 변수다. 무역에 덜 의존하는 나라는 협상에서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일수록 관세 압박에 취약하다. 여기에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도 큰 역할을 한다.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가진 국가는 관세를 매겨도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협상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무역 파트너를 얼마나 다변화했는지도 중요하다.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그 국가의 압박에 취약해진다. 반면 다양한 나라와 거래를 하는 국가는 하나가 빠져도 대체할 수 있어 협상에서 여유를 가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제 협약과 법적 절차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세계무역기구(WTO)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법적 대응 능력은 협상에서 정당성과 전략을 동시에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


이런 기준으로 한국을 평가해보면, 다면적인 양상을 띤다. 한국은 세계 11위 수출국이자 수입국으로, 경제 전반이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EU, 아세안, 중국 등과 폭넓은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선택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전략 산업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WTO와 FTA를 활용한 법적 대응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점, 공급망 리스크, 외교력의 일관성 등은 협상력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 15% 공통 관세 합의를 끌어내며 또 한 번의 무역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이 사례는 관세가 단순한 경제 도구가 아니라 정치적 협상력의 지렛대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EU는 미국산 에너지, 군수품, 일부 식품을 더 수입하고, 대신 미국은 관세를 낮추는 방식으로 서로의 이해를 조율한 것이다.


한국은 앞으로 어떤 자세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임해야 할까?


첫째, 전략 품목과 비전 산업에 대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단순히 물건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치 사슬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FTA와 WTO라는 국제 규칙을 활용한 정당한 법적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협상은 외교가 아니라 계약이다.


셋째, 국내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고, 소비력과 내수 기반을 강화해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외교와 언론 전략에서도 절제된 메시지와 신뢰 가능한 협상력을 보여줘야 한다. 협상은 단호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요구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세는 한 나라의 무역 정책일 뿐 아니라, 국력의 종합 평가서다. 준비되지 않은 국가는 쉽게 휘둘리고 준비된 국가는 협상을 주도한다. 이제는 단지 수출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수출하고 어떤 가치를 지킬지를 함께 고민할 때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러한 공부와 준비가 되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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