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에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먹을 음식을 고르라면 어머니가 해 주신 잡채이다.
왜 잡채를 떠올렸느냐 묻는다면 늘 생일때마다 항상 잊지 않고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생일, 그리고 죽음을 앞둔 날을 추모하는 것 두 가지는 서로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면서도 태어남에 눈 뜨고 죽음에 눈 감는 것 모두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을 음식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면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음식으로 눈을 떴다면 그 음식으로 죽기 전에 마무리를 해도 꽤나 괜찮지 않을까 하며 괜히 떠올려본다.
잡채는 여러 야채들과 고기가 당면과 한데 어우러져 달콤 짭쪼름한 맛을 낸다. 당근, 양파, 시금치, 오뎅을 채 썰고 볶고 약간의 간을 위하여 소금도 흩뿌린다. 그리고 딱딱한 당면을 물에 푹 삶아서 투명해지고 물컹한 재질의 당면을 후라이팬에 잘 볶은 야채들과 한 곳에 어우러지게하여 간장과 설탕 그리고 참기름을 넣고 섞으면서 볶는다. 이 때 기호에 맞게 깨를 넣어서 고소함을 더해도 되고 취향껏 만들어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잡채는 다 만들어 지고 나서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잡채를 한 웅큼 쥐고 방에 앉아 있는 나에게 달려와 너무 맛있다고 한 입 맛보라고 입에 넣고 가신다.
본격적으로 잡채를 한 접시 먹기전에 그렇게 한 입거리로 먹는 잡채가 기억에 남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맛있다.
나의 생일 때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생일, 가족끼리 특별한 날을 보내야 할 때도 어머니의 잡채는 종종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어머니만의 잡채 손맛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선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생일이 아니더라도 가끔 나는 어머니께 잡채 먹고 싶다고 얘기를 할 때도 있다. 이렇게 가끔 먹는 어머니의 잡채지만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먹을 음식이라면 나는 어떠한 음식보다 어머니의 잡채를 맛보고 눈을 감아도 좋을 것 같다. 오늘도 생일 전날이긴 하지만 가족들 다 모이는 토요일이라 소고기 미역국과 어머니가 해주는 잡채를 가족들과 함께 생일 상을 함께 하기로 한 아주 감사한 날이다. 나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먹을 음식은 변함없이 잡채! 라고 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