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트레킹, 아리랑길 코스로 밀양 한 눈에 보기
한창 등산을 위한 의욕에 불타오를 때쯤, 우연히 인스타 스토리 광고에서 '러너블 트레일코리아'를 접하게 되었다.
이게 대체 어떤 프로그램일까?하며 자세히 봐보았는데 러너블에서 주최하는 트레킹 활동이었다.
'러너블'이라고 하면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터지만 런닝 및 트레킹을 즐기고 관심있는 자들을 위한 활동이나 챌린지가 잘 마련되어 있다.
러너블의 취지가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러닝과 일상을 이어주는 앱이라고 해서 러닝 목표도 세울 수 있고 리포트로 페이스, 케이던스, 고도를 그래프로 한번에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트레일, 플로깅부터 마라톤까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러너블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통하여 기록 제출 및 순위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번 러너블 트레일코리아를 통하여 알게된 앱인 만큼 앞으로도 런닝 및 트레킹 시 자주 접하면 좋을 앱일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다시 살펴보면 러너블 트레일코리아는 밀양, 순천, 강릉 이 3개의 지역으로 골라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대구에서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밀양을 선택해서 친한 동생과 함께가기로 하였다.
밀양은 대구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도 대구-밀양 왕복 1시간 20분정도 가량 걸리는 가벼운 거리감이었으며 살면서 밀양은 한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여행 겸 트레킹을 하며 밀양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강릉과 순천은 기차나 차를 타도 2,3 시간은 최소 잡아야 했기에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밀양을 택하였다. (친한 동생은 mbti P형이라 뭐든 좋아요 느낌이라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하하)
2023 러너블 트레일 코리아 '밀양'의 코스를 살펴보니 아리랑길(16K) 코스로 밀양역을 시작으로 하여 평균 8시간이 걸리는 코스였다.
러너블 자체가 밀양시, 순천시, 강릉시와 같은 시청에서 든든하게 후원을 하고 있었고 tenbyten, The JoongAng, JTBC 등과도 제휴를 맺고 있었다.
그만큼 내가 가는 밀양 아리랑길도 밀양 시청에서 밀양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을 잘 할 수 있도록 코스마다 길이 잘 되어 있고 밀양에서 손꼽는 명소들로 적절히 구비해놓은 것 같았다.
위의 내용에 대해서는 하단에 밀양 트레킹을 다녔던 후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꽃, 길, 별 자연 속 특별한 여행, 햇살 트레일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만개하는 꽃과 햇살소리의 하모니를 만끽해보세요!
밀양의 아리랑길 코스는 밀양역-용두산-금시당-월연정-추화산-천문대-영남루 그리고 다시 밀양역으로 돌아오는 16km의 난이도 중 코스로 되어 있다.
각 코스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데 앞서 나눠준 스탬프 포스터에 아날로그 식으로 스탬프를 찍어도 되고 앱을 통하여 트레킹을 기록하면서 자동 스탬프로 찍어도 된다.
나는 스탬프 포스터는 넣었다 빼기 번거롭기도 하고 잃어버릴 위험이 있으므로 신세대답게 앱으로 기록 및 자동 스탬프로 기록하기로 하였다.
왼쪽은 아날로그 스탬프를 찍는 스탬프함 , 오른쪽은 기록 및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앱
밀양 트레킹 전 날, 트레킹은 또 처음이기에 어떤 짐을 챙겨야 괜찮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일단 햇빛이 강렬하고 따가울 것이므로 얼굴을 보호하기 위한 모자를 챙겼고 밀양은 녹색의 풀이나 자연과 함께하는 느낌이 강하므로 카키색 스타일의 옷차림을 택했다.
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나로써 또 밀양에서 인생샷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헤헤.
트레킹에서 체력은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 내가 거친 운동을 할 때나 힘을 많이 써야할 때 먹는 아르기닌도 챙겼다.
또한 러너블 스티그마 반다나랑 밀양에 대한 브로슈어, 핀뱃지, 혹시나 모를 스탬프북까지 챙겼다.
나는 이 중에 반다나는 정말 트레킹에 유용한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이 든게 트레킹을 하다보면 땀도 많이 나고 엄청 더운데 반다나를 팔에 묶어서 편하게 흐르는 땀을 닦기도 하고 지쳐서 어디 정자에 누웠을 때
얼굴에 덮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가방이나 목에 두르거나 머리띠로도 손색없는 패션 잇템이기도 했다!
우리가 밀양 트레킹을 떠나기로 한 시간은 대구에서 10시 출발하는 기차를 타서 밀양에 11시 덜 되게 도착하자는 것이었고 기차를 타는 동안 아침 먹을걸 사와서 중간에 먹자는 것이었다.
대구역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버거세트와 커피를 사가지고 밀양으로 떠나는 기차에 탑승했다.
정말 간만의 무궁화호라서 새삼 여행가는 기분도 나고 뭔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떠나는 느낌이라 출발부터 좋았다.
그와중에 같이 가는 동생이랑 서로 이렇게 입자 말을 맞춘것도 아니었는데 그 날 같은 색의 모자와 갤럭시 워치를 착용하고 왔다.
둘 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며 꺄르륵 대면서 수다 떨고 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
내 모자는 노스페이스 모자이고 동생이 어디서 집에서 굴러다니는 모자를 가져왔다고 했는데 사이즈가 거의 딱 맞아서 마치 무엇을 구걸하는 듯한 사람 같아 보인다며 슬퍼했다.
내 모자는 조금 더 숨 쉴 여유가 있었으므로 오늘 하루는 모자를 서로 바꿔서 쓰기로 하였다.
대구(10:00) -> 밀양(10:48) 기차를 타고 48여분간 떠들다보면 금새 도착한다. 달리면서 창밖을 바라봤을 때 정말 햇볕 만연한 날씨라 트레킹가기 딱 좋은 날이라며 좋아했다.
타고 가면서 각자 사온 롯데리아 티렉스버거 세트랑 참치김밥을 나눠 먹었다. 이건 비밀인데 롯데리아 아메리카노 생각보다 맛있다. 꼭 사먹어 보시길-!
다음은 밀양역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을 듣고선 주섬주섬 챙기고 내릴 준비를 했다.
밀양은 처음이라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밀양역을 가르키는 표지판과 함께 나 도착했다하는 인증샷을 찍었다!
날씨는 26도 정도 되었고 대구보다 훨씬 더 습도가 높고 꿉꿉했다. 모자는 필수라는걸 새삼 느꼈고 챙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양역에서 나가기전에 팔과 목에 선스틱을 1차로 바르고, 2차로 선 스프레이까지 덧발랐다.
햇빛을 완전 차단해서 그런지 다녀와서는 하나도 안타고 잘 살아남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첫 번째 코스인 밀양역은 우리가 갔던 기간에는 앞에서 크게 공사를 하고 있어서 밀양역 전체를 제대로 담진 못했다.
밀양역은 주변을 돌아 봤을 때 높고 큰 도시 건물이 반겨주는건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한적한 도로와 우거진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뜨거운 뙤약볕과 함께 우리를 비춰주었다.
그만큼 푸르지만 뜨거운 도시라는 밀양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밀양역 밀양 종합관광안내소 안으로 들어가면 스탬프를 찍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데, 우리는 앱으로 자동스탬프를 기록해서 그런지 어딘지 몰라서 찾고있을 때쯤 스탬프가 자동으로 기록되었다.
감탄사를 내뱉으며 안내소는 다시 도착했을 때 가보자며 두 번째 코스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러너블에서 제공하는 트레킹코리아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 것은 우리가 가는 곳마다 방향이 헷갈릴만한 곳에 사진과 같이 'TRAIL KOREA 밀양'의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를 해두었다는 것이다.
동생과 나 둘이 가는 트레킹이었지만 러너블이 함께 동행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뜨거운데 더 따뜻했다(?)
두번째 코스인 용두산 용두보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 꽤나 긴 거리를 걸어야 했다. 그늘이 없는 길도 많아서 쏟아지는 햇빛을 직접적으로 다 맞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밀양을 조금 더 잘 느끼기 위하여 밀양천을 따라 걷는 길을 택하여 한참을 거닐었다.
이날 정말 말도 안되게 하늘이 하늘색 색도화지를 펼친것 마냥 깨끗하고 파랗고 구름도 너무 잘 보였다.
요즘 이런 하늘 보기가 드문데 밀양에서 이런 하늘을 맞이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나무나 풀의 잎사귀들도 햇빛을 잘 받아서 그런지 무럭무럭 잘 자라있었고 꽃과 화단정리도 깔끔하게 되어있는 것이 밀양이라는 곳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았다.
트레일코리아 밀양이 핑크 또는 레드의 대표색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걷는 레일로 자체가 빨간색으로 이어져있었다.
트레킹을 하는 우리를 제외하고 바이커를 타는 사람들도 몇 명 보였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 조용하게 자연을 즐기기에 밀양은 참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갔던 5월 20일은 밀양에서 연날리기 대회도 개최하고 있었는데 일상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연 날리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코스인 용두산 용두보 전망대 쪽이다. 푸르게 우거진 풀잎과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밀양의 전망이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듯 한 눈에 다 담겼다.
밀양은 어떻게보면 큰 지역인데 이렇게 밀양천을 중심으로 하늘과 산, 주거단지가 눈 안에 옹기종기 다 모여 한번에 다 보이는 것을 보면 작지만 강한 도시라는걸 새삼 느꼈다.
내려다보는 밀양천은 물이 정말로 곱고 깨끗했다. 물 안에 비치는 돌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까지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산 속 길은 풀이 많이 우거져 있는 만큼 사실 벌레나 거미줄도 많이 있었다. 더운 날 그들도 같이 따라다니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그만큼 도시화된 공간에 떨어져서 온전한 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아니한가!
세 번째 코스인 금시당이다. 용두보 전망대에서 하산하고 나면 듬성듬성 흩어진 나무들이 보이고 그 나무들 사이로 평화로운 흙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때 1시 가량 된 것 같은데 2시간 정도를 걷고 난 뒤에 평화로움 가득한 길을 거니니 마음 한 구석에서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다.
흙길을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전주의 한옥마을과 같이 기와로 가득 덮인 한옥들이 즐비지어 있다.
평소에 고상한 한옥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밀양에서 이러한 한옥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자칫하면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일수도 있으므로 안으로 들어가진 않고 살짝쿵 인증사진만 찍고 눈에 많이 담았다.
그 곳을 지나 좀 더 내려오다 보면 '카페라바'라고 오아시스 같은 카페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목 마른 갈증도 해소하고 체력 정비도 하고 휴대폰 충전도 할 겸 복숭아 아이스티를 호로록 마시면서 40분 가량을 있었던 것 같다.
시원한 바람도 맞고 주인 아저씨도 친절하셔서 기억에 진하게 남는 카페이다.
그러고 우리는 다시 반다나 찬 손목으로 크로스를 외치며 네 번째 코스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힘 찬 외침과 함께 출발했으나 잠깐 길을 잘못들어 사진에서 보이는 밀양천이 가깝게 보이는 다리 밑 찻길에서 서성이게 되었다.
길은 잠시 잃었지만 햇볕에 반짝이는 밀양천의 물결, 밀양천의 흐르는 물소리, 캠핑 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낚시하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 동화되어 쉼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에게까지 자연이 주는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길을 잃어도 좋았다. 이게 또 생각지 못한 여행 및 트레킹의 묘미 아닐까-!
네 번째 코스는 월연터널 옆에 있는 월연정이었다. 월연정을 향하다보면 월연정 들어가기 전 입구 쪽에 월연터널을 볼 수 있다.
월연터널은 영화 '똥개'의 촬영지로 유명한데 1906년 경부선 철도 개통 당시 사용되었던 철도 터널로 1940년 경부선 복선화로 선로가 이설되면서 일반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백송터널이라고도 하는데 사진을 찍거나 차량 진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월연정으로 가는 오솔길을 지나다보면 강변 오솔길 아래 기울어진 파란 쪽배도 보이는데 어떤 의미로 저기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3분정도 걷다보면 월연정을 드디어 마주할 수 있게 되는데 월연정은 한림학사를 지냈던 월연 '이태'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월영사 자리에 세운 별장이자 1520년에 세운 정사이다.
월연정은 대청인 쌍경당과 월연대 등 주건물을 세우고 이 건물들 외에 쌍청교, 영월간 등의 유적이 산재해 있으며 행단, 백송 등 희귀한 나무들이 수석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월연정은 밀양 8경에 속할 만큼 주변 자연경관이 빼어나며 우리나라 전통 정원 중 한 곳으로 기와 너머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단연코 최고였다.
스탬프를 찍는 명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명소를 꼽으라 한다면 월연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월연대 아래는 '백송 나무로 가는길' 이란 안내 표지가 있는데 현재 수령이 280년 된 마지막 한 그루의 백송나무만이 살아 남아 월연정 절벽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한다.
백송나무도 보러가고 싶었는데 한정된 시간 속 다음 코스로 향해야 했기 때문에 보지는 못했다. 시간 나면 꼭 가보시길 바란다.
다섯번째 코스인 추화산 추화산성 봉수대 앞이다. 이번 트레킹 코스 중 가장 가파르고 등산의 느낌이 들었던 힘든 코스였다.
고도 243m 정도의 밀양 중심에 위치한 산인데 여기 오기 전 이미 만보 넘게 걸은 상황이라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치만 흐르는 땀 잘 닦아주고 무리하게 오르지 않으면 누구든 갈 수 있고 트레킹을 꽃 피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돌길보다는 흙길이 많아 무릎에 무리는 크게 가지 않으며 봉수대를 오르기 전 틈틈이 보이는 밀양의 자연경관의 매력에 빠져들것이다.
밀양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길이 정말 잘 닦여있다.
오르다보면 드디어 평탄한 길이 나오고 쭉 이어서 가다보면 정상을 중심으로 추화 산성이, 그 옆으로는 추화산 봉수대가 보인다.
추화산의 이름인 '추화(推火)'는 밀양의 옛 이름으로 밀불, 밀벌 등으로 해석이 되고 삼한시대에서 시작되어 현재의 이름인 밀양이 되었다고 한다.
봉수대는 밤에는 횃불을 피우고 낮에는 연기를 올려 외적이 침입하거나 난리가 일어났을 때 나라의 위급한 소식을 중앙에 전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추화 산성은 출토된 유물 등을 살펴보면 신라와 가야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던 시대에 만들어져 조선시대 전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성벽은 대부분 돌로 쌓았다.
추화 산성의 성벽을 보면서 생각이 든게 이 돌을 쌓기 위해 돌을 지고 나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밀양은 1990년부터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시민의 안녕과 지역 발전을 기원하는 추화산 봉수제를 개최하고 있으니 기회가 있다면 참석해보길 바란다.
여섯번째 코스는 우주 천문대였다. 이 때의 시각은 거의 3시반쯤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체력은 고갈되고 더위에 푹 찌든 우리의 모습이 거울에도 그림자에도 비쳤다.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아스팔트길에서 아지랭이가 피어오를 만큼 아주 더웠다. 땡볕.
우주 천문대 및 기상과학관을 보니 밀양이라는 도시에도 과학 발전을 위해 도모하고 있으며 기상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도 하고 익힐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스탬프는 천문대 안까지 가지 않고도 길을 걷다보면 자동으로 찍혀있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진 않아도 되었다.
시간이 좀 더 많았더라면 기상과학관 안쪽까지 둘러보고 오는건데 다음에 다시 오면 들어가보리라하며 아쉬운 마음을 갖고 빠르게 영남루로 향했다.
마지막 코스인 영남루이다. 영남루로 가는 길 중에 밀양 읍성이 있는데 조선 성종때 쌓은 읍성으로 길이갸 약 1000m라고 한다.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영남루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지칠 데로 지쳐있던 터라 이 길을 이용하여 영남루로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벽 아래로 내려다보는 밀양 시내의 뷰가 정말 아름다우므로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
영남루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사명대사 유정 동상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명대사 유정은 조선 중기의 고승으로 경상남도 밀양 출신이며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김천 직지사로 출가하여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의승병을 모아 평양성 탈환의 전초 역할을 하고 평양을 수복하여 왜를 격파했다.
또한 전쟁이 끝나고 1604년 국왕의 친서를 휴대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강화를 맺고 전란 때 잡혀간 조선인 3000여명을 인솔하여 귀국했다.
이러한 사명대사 유정의 국난극복 의지와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밀양 시민이 뜻을 모아 1971년 4월 25일에 건립했다고 한다.
드디어 마지막 코스인 영남루까지 스탬프 클리어 하고 다시 밀양역까지 30여분의 긴 거리를 거닐어야 했다.
자연 친화적이었던 푸릇한 풀과 나무들의 무성함을 지나고 밀양의 곳곳에 숨어 있는 유적지와 역사도 익히고 내려오니 그제서야 밀양천을 따라 줄지어져 있는 밀양 시내와 도시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밀양의 풍경과 바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구간에서 마지막 나의 모습을 담았다.
뿌듯했고 값진 경험이었다.
처음에 밀양에 대하여 어떤 도시일지 짐작도 안간 채 발을 내딛었는데 7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은 뒤 밀양역으로 돌아가는 나의 발걸음은 밀양을 모두 짊어지고 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밀양은 지역 축제나 여러가지 활동을 많이 개최함으로써 밀양 지역을 활성화 시켜 사람들의 발자취를 끊임없이 남긴다는 것이었다.
정말 밀양에 대하여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꼭 트레킹이 아니더라도 날을 잡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여행을 하러 오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너블 트레일코리아 밀양' 총 12.3km의 거리, 4시간 코스의 트레킹 완주를 성공했다.
5시반 까지 밀양역 앞에 있는 밀양 종합관광안내소에 도착해야 트레킹 완주 메달을 수령할 수 있다고 하여 앞의 30여분의 거리를 20분만에 도착했다.
정말 빠르게 걸어갔던 것 같다. 메달을 위하여, 우리는 메달에 또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하하
트레킹을 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러너블 앱 자체가 스탬프를 찍으면서 저장을 해두지 않거나 화면을 꺼버리면 기록이 없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나의 앱도 출발 첫 시점부터 기록이 사라져 다시 시작했었던 적이 있었고, 같이 간 동생도 세번째 코스까지 스탬프를 찍어두었었는데 모조리 사라져서 산 위에서 절망과 탄식을 했었다.
다행히 내가 남겨 둔 기록과 같이 찍은 사진들로 메달을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해냈다.
밀양 트레킹을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해준 동생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다음엔 어디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