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의 꿈

누에의 꿈

강소이(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그녀는 푸른빛 찬란한 나방이 되는 꿈을 꾸었다. 칸칸이 연결된 기차에 올라 그녀는 살아보기로 했다.

M이 날아다 주는 뽕잎이 온몸을 덮었다.

지팡이에 기댄 M은 곧잘 분홍 립스틱과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혀주었으나 이내 가녀린 뽕잎만 던져주었다.


온몸을 다해 하얀 명주실을 뽑아내고 싶은 그녀는 하이힐에 깨끔발을 뽐내려 애를 쓰며, 다른 칸을 찾아다녔다. 더 푸른 날개를 퍼덕이고 싶은 열망. 부푼 가슴을 뽐내며 칸마다 더 잘 차려진 뽕잎으로 온몸을 휘감아 보았다.

칸을 옮겨 다니던 그녀는 마침내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허기삼아 그녀는 온몸을 굴려 명주실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명주실을 더 많이 만들어 내야 해" 몸에서 실이 빠져나갈 때마다 그녀는 야위어가는 몸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다른 칸으로 옮겨갔다.


그 칸엔 이미 나방이 된 누에가 몸을 벗은 채

촛불 앞에서 기도를 모은다

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