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뉴질랜드에서

by 아술리에

1999년도에 뉴질랜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냈다.

정말 혹독한 염소농장이었다.

호스트의 깔끔한 성격은 그곳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염소 농장도, 혼자만의 방도

언제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호스트에게도 크리스마스시즌은 선물 같았나 보다!!

그 덕분에 우리(농장에서 같이 일했던 호주인, 나)는 호스트의 요트를 타고 어디 섬 한가운데 정박하며,,,

휴가를 즐겼다.

섬 안에 있는 바다 가운데서 신나게 놀고 있는 예전 수영선수였던 호주인!

하지만 난 즐기지 못했다.

어렸을 때 물에 빠진 적도 있어서, 물 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말이다.

멍하니 요트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건네준 튜브!

거의 어린이가 사용할 법한 작은 튜브를 억지스레 끼고

나에게는 너무나 넓디넓은 망망대해에서 두려움을 억누르고~튜브에 의지한 채 물에 떠있었다.

내가 물 위에 떠있다니, 그것도 발도 닿지 않은 망망대해에서!!!!

역사적인 날이었다.

억지웃음을 지으며~억지스레 브이자를 한 나를 호주인이 찍어주었다.


나의 그런 모습이 신기한 듯이 보고 있다가 호주인은 나를 백사장으로 끌고 가더니!

나에게 수영을 가르쳐준다고 숨 쉬는 호흡법부터 알려주었다.

물속에 내 머리를 처박더니,,, 가르쳐준 호흡법을 하라고 했다.

그렇게 몇 번을 했는데,,

갑자기 주위의 사람들의 소리가 일체 들리지 않았다.

분명 아이들도 까르륵 소리, 어른들이 즐겁게 얘기하는 소리가 가득이었는데,,,

내가 물속에 머리를 박고 있을 때 그런 소리들이 조용하게 수군거리는 소리가 바뀌었다.

물속에 박고 있던 머리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기익한 현상이 목격되었다.


그 섬에 있던 모든 뉴질랜드 사람들, 그리고 외국인들,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든 행동을 멈추고 나만을 주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남의 이목을 받는 걸 싫어하는 나에게는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그네들은 아시아인들을 그곳에서 보는 것도 신기한 데다,

거기다 다 큰 어른인데, 수영을 전혀 못하는 아시아인인 어른은 그곳에서는 벌거벗은 원숭이 같은 존재였다.

(그때만 해도 뉴질랜드에서 아시아인들을 만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간혹 일본인들은 만났는데, 한국인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니, 섬에 와서 숨쉬기 연습을 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신기해했을까!!!!

그때 결심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반드시 수영을 꼭 배우리라"라고


한국에 와서 수영을 배우면서,,

난 인생의 즐거움을 하나 얻었다.

수영이 주는 즐거움을 모르고 지냈던 세월이 아까울 정도,

수영은 나에게 작은 한 부분이 되었다.


이 사진으로 예전의 추억을 소환하게 되었다.

사실 추억을 소환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저 망망대해(다른 사람에게는 섬이 둘려져 있는 작은 바다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때 당시 나에게 망망대해였다)

그곳에서 안감힘을 내어 버티고 있는 나!

지금의 내가 그랬던 나를 소환했다.

내일이면 상가를 계약하는 나에게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나의 작은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아무도 손 내밀어 줄 수 없는 저 망망대해에서 과연 해나갈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안고 난 지금 망망대해에 떠 있다.

무겁게 짓누르는 무게감을 던져버리고,,,

나를 지탱해 준 저 튜브처럼,,,,,,

가볍게 시작하자라는 마음을 먹고

드디어~

진짜 시작이다!!!

순이네 전통주 공방 "아술리에"

인생 뭐 있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거지!

라는 말을 되뇌며,,,,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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