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와서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하여 소개해 주는 것이다. 내 전공이 관광학이다 보니 이참에 나랑 대화를 나누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 Kazu, Justin 그리고 블로그에서 언급은 없었지만 맨날 Japanese guy라고 나를 놀리는 베트남에서 온 Rosey한테 한국 음식과 한국 여행에 대하여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우리 식당의 주식도 한식이니 소개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식사 메이트는 외국인 친구들이 되었다. Kazu, Justin과 함께 먹었고 밥을 먹으며 한국의 여행지에 대하여 소개해 주었다.
With Kazu, Justin and Jiwon~
ex) 경복궁에 한복을 빌려 입고 들어가면 입장료가 무료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은 가평 빠지가 정말 좋다, 홍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젊은이들의 성지이다, 청와대 개방을 하는 중인데 외국인들은 예약 없이 들어갈 수 있다. etc...
또한 그날 나온 음식들이 무슨 음식이고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어떤 반찬이랑 먹으면 잘 어울리는지 알려주었다. 둘 다 내 얘기를 너무 잘 들어주고 항상 맛있게 먹어서 정말 뿌듯했다. Kazu, Justin 과의 식사가 끝나면
항상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늦은 점심을 먹는 Rosey와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하루는 떡볶이가 나온 날 땀을 흘려가며 먹는 Rosey를 보며 Are you okay? 물어보니 너무 맵다고 한다. (그건 매운 수준도 아닌데..) 이 정도는 한국에선 매운 수준도 아니라고 하니 깜짝 놀라며 도대체 한국은 얼마나 맵게 먹는 거냐고 물어봤다. 이해하기 쉽게 단계별로 설명했다.
Normal, Spicy, Very spicy, Nuclear spicy 가 있고 네가 먹은 떡볶이는 Normal이라고 하니 거짓말하지 말란다 그래서 나는 Normal 단계도 못 먹으면 한국 못 온다고 농담을 던졌다. ㅎㅎ 한국의 엽기 떡볶이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었고 한국에 오게 된다면 같이 가장 낮은 Level의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또 하루는 비빔밥이 나와 우리 모두 정말 맛있게 먹은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Rosey가 늦게 들어와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Why do you always eat alone? 다가가 말을 거니 웃으면서 일이 너무 많다고 한다. 고추장이 너무 맵지만 비빔밥이 맛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학교에서 배운 관광 영어 중 비빔밥 파트의 문장들을 되짚어가며 비빔밥에 대하여 짧게 설명해 주었다. 기말고사 공부할 때 외운 영어 표현을 이렇게 실전에서 사용하게 되다니... 뿌듯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한국 가이드를 자청하다 보니 하루는 kazu와 Justin이 한식집에 같이 가자고 했다. 수업이 다 끝난 2주 차 금요일 우리는 조금 일찍 학교를 나와 학교 근처의 한식집에서 전에 설명해 주었던 김치볶음밥, 김밥, 신라면을 주문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어서 더욱 맛있게 먹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전공을 잘 살리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아마 한국에 계신 우리 과 교수님들이 이 소식을 전해 들으면 나를 많이 칭찬해 주실 것 같다.
벌써 2주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 2주만 더 지나면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느리면서도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주말 푹 쉬고 더욱 열정적인 모습으로 3주 차를 맞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