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Jangs Jul 07. 2024

늦깎이 유학생의 하루 #6

만학도

나는 왜 이렇게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는가...


공부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거던데!! 박사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미칠 것 같다.

두 번째 석사 끝내고 한국 돌아갔어도 됐을걸.. 빚도 안 졌고 애들이 영어도 배웠고 외국생활도 해봤고.. 한국에서처럼 저축을 한다든지 하던 일을 꾸준히 해서 경력을 쌓아가는 그런 메리트는 없었어, 지금까지는 이리 따지고 저리 따져봐도 밑지는 장사는 안 했다.

그런데 이제부터, 여기서부터는 이제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나면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처럼'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완주하지 못한다면 시작한 그 순간부터 달려온 그만큼의 시간은 그저 버려지고 말 테니까.

그런데도, 38살에 애를 낳은 지금 이 시점에 나는 영주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목적은 오직 하나!

박사공부를 위해서.

-


애가 클 때까지 언제까지고 마냥 기다릴 순 없고 갓난쟁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하자니 유학생 신분으로는 full-time student로 10학점씩 들으며 오로지 공부에 전념해야 하기에 영주권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천천히 완주해 볼 요량이다.

사실 미국에 와서 남편이 일을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쯤 애기아빠 회사 사장님께서 영주권을 진행하자 하셨지만, 우리는 관심이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너무나 확고했기 때문이다.

'영주권 하려면 돈도 들고.. 공부만 끝나면 한국으로 다시 들어갈 건데 뭐~' 하는 마음뿐이었다.

 '공부만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뭘 하든 우리 네 식구(이젠 다섯이네) 못 먹고살까!'


그랬는데!! 분명 지금도 내 생각은 그런데

왜 나는 박사를 하려고 하지?

자기만족인가? 자아실현을 위해?



돈 있고 시간 넘쳐나고 할 일 없으면 나는 소설을 쓰고 싶다.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석사과정을 하겠지 박사공부는 정말 아니다. 석사 하면서 주위에 박사공부 하시는 분들의 삶과 멘탈이 얼마나 무너지는지를 많이 봤는데 정말 너무  불쌍했다. (어줍짢은 동정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 그랬다)

너무나도 살벌하고 외롭고 지치는 그 삶을 누가 알아주랴!

그 스트레스는 정말 말로 다 못할 거다.

-


솔직히 현실적으로 지금에 와서는 박사가 아니라 박사 할아버지라도 교수되기가 힘들다. 돈 없고 빽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진짜 어림도 없는 일인데 나 같은 문과는 박사까지 해버리면 교수 외에 뭐 할 게 없다. 그런데 나는 이런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high risk, low return)"패에 왜 투자를 하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거까지 해야, 거기까지 가야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집착이거나 사명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다.

둘 다 일 수도 있고.


Mother's day에 둘째아들이 준 편지와 $10. 너무 좋았다 하하하
뭐가 되려고? 언제 피려고?
그래그래 피었구나
나른한 일상. 지금을 즐기자 :)




이전 15화 아들 셋 엄마의 이야기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