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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반짝 May 25. 2023

봄이 온다.

봄이 비춘다

까마득한 빌딩 끝 찬기 어린 유리창에도

아스팔트 가린 지하의 낮은 문틈에도

봄은 비춘다     


봄이 내린다

꽃잎처럼 나풀대는 아이의 맑은 볼 위에도

물기 없이 패인 노파의 마른 이마 위에도

봄은 내린다     


시리고 아팠던 겨울을 지나고

고되고 지루한 날들을 보내고

시간이 사람을 가리지 않듯

계절이 만물을 고르지 않듯

어김없이 올해도 봄은 비추고

잊지 않고 오늘도 봄은 내린다  

   

오는가 싶으면 어느새 멀리 가고 없는

찰나의 잔인한 향연일지라도

기다림만으로 벅찬 너와 나의 가슴에

첫사랑처럼 향긋한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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