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깨고 응답하시는 나의 반석

하나님의 침묵이 죽음처럼 느껴질 때

by Joseph H Kim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침묵만이 돌아올 때의 기분을 아십니까? 차라리 화를 내거나 꾸짖는 것이 낫다고 느껴질 만큼, 그 침묵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관계의 단절을 느끼게 하며 깊은 고통을 줍니다. 하물며,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그분께서 침묵하신다고 느껴진다면 그 영혼의 고통은 어떠할까요?


시편 28편은 바로 그 하나님의 침묵이 죽음처럼 느껴지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오는 한 영혼의 부르짖음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유일한 반석이신 하나님께서 침묵하지 마시고, 악인들의 길에서 자신을 구원하여 응답해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시는, 가장 깊은 침묵의 공포 속에서도 믿음으로 부르짖는 자의 기도가 어떻게 확신에 찬 찬양으로 바뀌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 편의 신앙 역전 드라마입니다.


시편 28편 (현대인의 성경)

1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습니다. 나의 반석이시여, 내게 귀를 막지 마소서. 주께서 만일 잠잠하시면 내가 무덤에 들어가는 자와 같을 것입니다.

2 내가 주의 거룩한 성소를 향해 손을 들고 주께 부르짖을 때 내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소서.

3 악인들과 함께 나를 끌어내지 마소서. 그들은 이웃에게 평화롭게 말하지만 마음에는 악한 생각이 가득합니다.

4 그들의 행위와 그 악한 행동을 따라 갚으시고 그들의 소행대로 갚아 그들이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르게 하소서.

5 그들은 여호와의 행하신 일과 그의 위대한 업적에 관심이 없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쳐부수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실 것입니다.

6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가 내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7 여호와는 나의 힘과 방패가 되시니 내가 마음으로 그를 신뢰하였고 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가 노래로 그를 찬양합니다.

8 여호와는 자기 백성의 힘이시며 자기가 기름 부어 세운 왕의 구원의 요새이십니다.

9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고 주의 소유인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의 목자가 되시고 영원히 그들을 보살펴 주소서.


시편 28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28편은 악인들의 위협과 하나님의 침묵이라는 이중의 고통 속에서 드리는 ‘개인의 탄식시’입니다. 이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의 전반부(1-5절)에 나타나는 절박한 간구와, 후반부(6-9절)에 터져 나오는 확신에 찬 찬양이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도를 통해 시인의 내면에서 어떠한 신앙의 전환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개인의 구원을 넘어 공동체를 위한 기도로 확장되는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씀 속으로


1. 간절한 부르짖음: "내게 귀를 막지 마소서" (1-5절)

시인은 하나님을 “나의 반석(צוּרִי, 추리)”이라고 부르며 기도를 시작합니다. 반석은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과 안전함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그 반석이 자신에게 침묵한다면, 자신은 “무덤에 들어가는 자와 같을 것”이라고 호소합니다. 하나님과의 소통의 단절은 곧 영적인 죽음과 같다는 처절한 고백입니다.


그는 이어서 악인들과 자신을 분리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악인들의 특징은 겉으로는 평화롭게 말하지만 마음에는 악의가 가득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시인은 그들의 행위대로 갚아달라고 강하게 기도하는데, 이는 개인적인 복수심이라기보다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입니다. 그들이 심판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여호와의 행하신 일과 그의 위대한 업적에 관심이 없기(5절)”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을 무시하고 대적했기 때문입니다.


2. 확신에 찬 선포: "여호와를 찬양하라" (6-7절)

5절까지의 절박한 기도 후에, 6절에서 시의 분위기는 아무런 설명 없이 완전히 바뀝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가 내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아직 현실은 변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시인은 믿음으로 자신의 기도가 이미 상달되었고 하나님께서 들으셨음을 확신하며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 믿음의 선포와 함께, 하나님은 더 이상 침묵하는 반석이 아니라 “나의 힘과 방패”가 되십니다. 그 결과 시인의 마음은 크게 기뻐하며, 탄식은 찬양의 노래로 변화됩니다.


3. 공동체를 향한 축복: "주의 백성을 구원하소서" (8-9절)

개인의 구원에 대한 감격적인 찬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넓은 공동체를 향한 중보기도로 나아갑니다. 하나님은 ‘나의’ 힘과 방패일 뿐만 아니라 “자기 백성의 힘”이시며 “왕의 구원의 요새”이심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고… 그들의 목자가 되시고 영원히 그들을 보살펴 주소서(רְעֵם וְנַשְּׂאֵם, 르엠 웨낫셈 - 그들의 목자가 되어 그들을 품에 안아주소서)”라는 아름다운 기도로 끝을 맺습니다. 자신의 구원 경험이 공동체 전체를 향한 사랑과 축복으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28편은 응답 없는 기도와 같은 영적 침묵 속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믿음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첫째, 하나님의 침묵은 거절이 아니라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기도에 하나님이 즉각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쉽게 절망하고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 침묵 속에서도 하나님을 ‘나의 반석’이라 부르며 끝까지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를 시험하고, 우리의 믿음을 더 깊게 만들기 위한 연단의 시간일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당신의 반석을 향해 부르짖으십시오.


둘째, 기도는 믿음으로 찬양을 낳습니다. 다윗은 상황이 바뀌기 전에 먼저 믿음으로 “주께서 들으셨다”고 선포했습니다. 우리의 감정과 환경은 계속 변하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도를 넘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신실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찬양하는 믿음을 가질 때, 우리는 환경을 뛰어넘는 기쁨과 능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받은 은혜는 흘려보내야 합니다. 다윗이 자신의 구원의 기쁨을 공동체를 위한 기도로 확장했듯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와 축복은 결코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받은 위로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내가 받은 축복으로 공동체를 섬길 때, 그 은혜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당신의 기도의 지경을 ‘나’에서 ‘우리’로 넓히십시오.


오늘, 하나님의 침묵 앞에 홀로 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시편 28편의 시인처럼 당신의 두 손을 들고 부르짖으십시오. 침묵을 깨고 당신의 힘과 방패가 되어주실 주님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

나의 반석이시며 힘과 방패가 되시는 하나님,

주께서 침묵하실 때 제가 무덤에 들어가는 자와 같이 될까 두려우니, 저의 간구하는 소리를 외면하지 마옵소서.

악한 자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그들의 길에서 저를 지켜주시고, 오직 주님의 공의와 정의가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소서.

제가 주를 신뢰하였사오니 저를 도우시고, 저의 탄식이 변하여 기쁨의 찬양이 되게 하소서.

이 구원의 은혜를 저만이 아닌 우리 공동체와 함께 누리게 하시고, 친히 우리 모두의 목자가 되셔서 영원토록 품에 안아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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