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죄악이 내 머리에 넘쳐서 무거운 짐 같으니

죄의 무게, 그 끔찍한 실체를 마주하다

by Joseph H Kim

악인의 형통 앞에서 잠잠히 하나님을 기다리는 지혜를 배웠던 우리의 여정을 이어, 이제는 죄의 무게가 온몸과 영혼을 짓누르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그 아픔의 한복판에서 드리는 한 영혼의 신음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겠습니다. 시편 38편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무거운 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죄책감’이라는 짐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지만, 나 자신과 하나님만이 아시는 그 죄의 짐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하며, 마침내 온몸과 영혼의 생명력을 소진시켜 버립니다. 열병처럼 온몸이 불타고, 상처는 곪아 터지며, 빛을 잃은 눈은 흐릿해지고, 가장 가까웠던 이들마저 멀리서 수군거리는 완전한 고립.


시편 38편은 바로 그 죄의 무게가 한 인간을 어떻게 총체적으로 파괴하는지를 가장 정직하고도 고통스럽게 그려내는 한 편의 ‘영적 병상일지’입니다. 이 시는 전통적으로 자신의 죄를 깊이 참회하며 드리는 7개의 시편 중 하나로, 시인은 자신의 끔찍한 고통의 원인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의 죄’ 때문임을 분명히 인식합니다. 그는 변명하거나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곪아 터진 상처를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내어놓으며, 이 무거운 짐에서 자신을 건져주실 유일한 구원자를 향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부르짖습니다.


시편 38편 (현대인의 성경)

1 여호와여, 노여움으로 나를 꾸짖지 마시고 분노로 나를 벌하지 마소서.

2 주의 화살이 나를 찌르고 주의 손이 나를 심하게 짓누릅니다.

3 주의 분노 때문에 내 살이 성한 곳이 없고 나의 죄 때문에 내 뼈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4 내 죄가 내 머리까지 차고 넘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 되었습니다.

5 내 상처가 곪아 터져 악취를 풍기는 것은 다 나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6 내가 고통으로 몸을 구부렸으니 하루 종일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7 내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고 내 살이 성한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8 내가 지치고 심히 쇠약하여 마음이 괴로워 신음합니다.

9 주여, 내 모든 소원을 주께서 아시고 내 모든 탄식을 주께서 들으십니다.

10 내 심장이 심하게 뛰고 내 기력은 다 빠졌으며 내 눈의 빛도 사라졌습니다.

11 내 친구와 동료들이 내 상처를 보고 멀리하며 내 친척들도 나를 멀리합니다.

12 내 생명을 노리는 자들이 올무를 놓고 나를 해치려는 자들이 악담을 하며 온종일 음모를 꾸밉니다.

13 나는 귀머거리처럼 듣지 못하고 벙어리처럼 입을 열지 못합니다.

14 나는 듣지 못하는 자 같고 반박할 말이 없는 사람과 같습니다.

15 여호와여, 내가 주를 기다립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시여, 주께서 나에게 응답하실 것입니다.

16 내가 ‘내가 잘못되면 그들이 기뻐하고 우쭐댈까 두렵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17 나는 거의 넘어지게 되었고 내 슬픔이 항상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18 내가 내 죄를 고백하고 내 잘못을 뉘우칩니다.

19 내 원수들은 살아 있고 강하며 거짓된 내 대적의 수도 많습니다.

20 그들은 선을 악으로 갚고 내가 선을 행한다고 나를 대적합니다.

21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시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22 나의 구원이 되시는 주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시편 38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38편은 죄로 인한 심판과 그로 말미암은 질병, 그리고 주변의 배신이라는 삼중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개인의 탄식시’이자 ‘참회 시(Penitential Psalm)’입니다. 이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인이 겪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고통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타인이 아닌, 자신의 ‘죄’와 ‘어리석음’으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상태를 조금도 미화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장 비참한 모습 그대로를 정직하게 아뢰며 구원을 호소합니다.


말씀 속으로


1. 죄의 현상학: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고통 (1-10절)

시는 하나님의 ‘노여움’과 ‘분노’를 피하게 해달라는 간구로 시작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이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주의 화살이 나를 찌르고 주의 손이 나를 심하게 짓누르는” 하나님의 징계임을 직감합니다.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살이 성한 곳이 없고, 뼈에 이상이 생겼으며, 상처는 곪아 터져 악취를 풍깁니다. 허리에는 열기가 가득하고, 심장은 심하게 뛰며, 눈의 빛마저 사라졌습니다.


이 모든 고통의 근원에 대해 그는 명확히 진단합니다. “나의 죄 때문에(מִפְּנֵי חַטָּאתִי, 미페네 하타티)”, “다 나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מֵאִוַּלְתִּי, 메이왈티).” 그는 자신의 죄악이 홍수처럼 “내 머리까지 차고 넘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죄가 단지 관념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전체를 압도하고 파괴하는 실체적인 무게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고립의 심화: 모두가 나를 떠나고 (11-14절)

육체적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은 관계의 단절입니다. “내 친구와 동료들이 내 상처를 보고 멀리하며 내 친척들도 나를 멀리합니다.” 전염병 환자를 피하듯, 가장 가까웠던 이들이 그를 외면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약해진 틈을 타 원수들은 올무를 놓고 악담을 하며 그를 완전히 무너뜨리려 합니다.


이러한 총체적 고립 속에서 시인은 놀라운 반응을 보입니다. “나는 귀머거리처럼 듣지 못하고 벙어리처럼 입을 열지 못합니다.” 이는 변명하거나 대항할 기력조차 소진된 극도의 쇠약 상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제 인간적인 해결을 포기하고 오직 하나님과의 일대일 관계에만 집중하려는 영적인 태도를 암시합니다.


3. 유일한 희망, 유일한 고백 (15-22절)

모든 인간적인 소망이 끊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시인의 시선은 오직 한 곳을 향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를 기다립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시여, 주께서 나에게 응답하실 것입니다.” 친구도, 친척도, 자기 자신의 힘도 아닌, 오직 주님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치유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내가 내 죄를 고백하고(אַגִּיד, 아기드) 내 잘못을 뉘우칩니다(אֶדְאָג, 에드아그 - 슬퍼합니다).” 그는 더 이상 죄를 숨기거나 변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하나님께 아뢰고 그 죄로 인해 마음 아파합니다. 이 정직한 고백과 함께, 그는 마지막으로 부르짖습니다. “나를 버리지 마소서. 멀리하지 마소서. 나의 구원이 되시는 주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삶의 자리에서


시편 38편은 죄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죄인,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한 거울입니다.


첫째, 내 삶의 고통의 근원을 정직하게 분별하십시오. 물론 모든 고난이 죄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닙니다. 그러나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육체의 질병, 반복되는 관계의 실패, 영혼의 깊은 침체의 뿌리에 해결되지 않은 죄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남 탓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기 전에, 먼저 “주님, 이 모든 것이 혹시 저의 어리석음과 죄 때문은 아닙니까?”라고 정직하게 묻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둘째, 세상이 나를 버릴 때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우리가 가장 약하고 비참해졌을 때, 세상은 우리를 쉽게 판단하고 외면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웠던 이들마저 나를 떠나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완전한 절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가,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되고 오직 하나님의 음성만을 들을 수 있는 가장 거룩한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이가 나를 떠나도, 결코 나를 버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셋째, 진정한 회복은 정직한 고백에서 시작됩니다. 시인의 상태가 나아졌기 때문에 고백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여전히 고통의 한복판에서, 거의 넘어지게 된 상태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했습니다. 치유는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나의 죄를 인정하고 슬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곪아 터진 상처를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치유자이신 하나님 앞에 그대로 내어놓으십시오.


혹시 지금 당신의 삶을 짓누르는 무거운 죄의 짐이 있습니까? 시편 38편의 시인처럼, 그 짐을 지고 정직하게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당신의 구원이 되시는 주님께서, 속히 당신을 돕기 위해 달려오실 것입니다.


기도

나의 구원이 되시는 하나님,

주의 노여움과 분노가 제게 머물지 않도록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제가 지은 죄악이 무거운 짐이 되어 저의 온몸과 영혼을 짓누르니, 주여, 신음하는 저를 외면하지 마옵소서.

세상의 모든 이들이 저를 멀리하고 원수들이 저를 조롱할 때, 저는 오직 주님만을 기다립니다.

이제 제 모든 죄를 주님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오니, 저를 용서하시고 이 깊은 고통에서 건져주소서.

저를 버리지 마시고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오셔서 저의 도움이 되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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