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너질 때, 잠잠히 하나님을 보라

혼돈의 한복판에 있는 흔들리지 않는 도시

by Joseph H Kim

왕의 결혼식이라는 가장 영광스러운 축제의 장을 지나, 이제 우리는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무너져 내리는 듯한 혼돈의 한복판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우리는 두려움이 아닌, 가장 견고하고도 평안한 신앙의 노래를 듣게 될 것입니다. 시편 46편입니다.


24시간 내내 쏟아지는 뉴스를 생각해 보십시오. 전쟁과 지진, 경제 위기와 전염병,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개인적인 재난들. 마치 땅이 갈라지고 산이 바다에 빠지는 듯한 거대한 혼돈의 소용돌이가 우리를 삼킬 것처럼 위협합니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흔들릴 때, 우리는 어디에서 절대적인 안전과 평안을 찾을 수 있을까요? 무엇을 붙들어야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시편 46편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도 분명한 대답입니다. 이 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라는 위대한 선언으로 시작하며, 온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은 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노래합니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극심한 핍박 속에서 이 시편을 바탕으로 그 유명한 찬송가 “내 주는 강한 성이요”를 썼던 것처럼, 이 시는 역사상 모든 성도에게 혼돈의 시대를 이기는 능력과 위로의 원천이 되어왔습니다.


시편 46편 (현대인의 성경)

1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며 힘이시니 우리가 어려울 때 언제나 우리를 돕는 분이시다.

2 그러므로 땅이 흔들리고 산이 무너져 바다에 빠진다 해도,

3 바닷물이 소용돌이치며 넘실거리고 사나운 파도에 산들이 흔들린다 해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4 한 강이 흘러 하나님의 성, 가장 높으신 분이 계시는 거룩한 곳을 기쁘게 한다.

5 하나님이 그 성 안에 계시므로 그 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실 것이다.

6 세상 나라들이 소란을 피우고 비틀거릴 때 그가 목소리를 높이시자 세상이 녹아 버렸다.

7 전능하신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시다.

8 와서 여호와의 행하신 일을 보아라. 그가 땅을 황무지로 만드셨다.

9 그가 땅 끝까지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을 꺾고 창을 부수며 방패를 불사르시는구나.

10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아라. 내가 세계 모든 민족 가운데 높임을 받고 온 땅에서 존경을 받을 것이다.”

11 전능하신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시다.


시편 46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46편은 하나님의 도성인 시온(예루살렘)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찬양하는 ‘시온의 노래’이자 ‘신뢰의 찬양시’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 시가 앗수르의 산헤립 왕이 예루살렘을 포위했을 때,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그들을 물리치시고 도시를 구원하신 사건(열왕기하 18-19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시는 *‘셀라(סֶלָה)’*라는 음악 용어를 통해 세 부분으로 나뉘며, 각 부분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확장됩니다.


말씀 속으로


1. 무너지는 세상 속의 피난처 (1-3절) 시는 처음부터 극적인 상황을 설정합니다. 땅이 변하고, 산이 흔들려 바다 한가운데 빠지며, 그 바닷물이 성난 파도처럼 포효하는, 마치 세상의 종말과도 같은 장면입니다. 이는 자연재해일 수도 있고, 국가적인 전쟁이나 개인적인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이 모든 혼돈 앞에서 놀랍게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포합니다. 그 근거는 단 하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며 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안전은 흔들리지 않는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모든 상황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께 있습니다.


2. 혼돈의 바다와 평화의 강 (4-7절) 두 번째 단락에서 장면은 극적으로 전환됩니다. 성 밖에서는 세상의 바다가 소용돌이치고 있지만, 성 안에는 “한 강이 흘러 하나님의 성을 기쁘게 합니다.”


역사적으로 예루살렘에는 큰 강이 없었습니다. 이 강은 물리적인 강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흘러나오는 생명과 평화, 기쁨의 강물을 상징합니다(겔 47장, 계 22장 참조).


왜 이 성은 안전합니까? 5절은 그 핵심 이유를 밝힙니다. “하나님이 그 성 안에 계시므로(בְּקִרְבָּהּ, 베키르바흐)” 그 성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벽의 높이나 군대의 힘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 그분 자신이 우리의 안정성의 근거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의 첫 번째 후렴구가 울려 퍼집니다. “전능하신 여호와(יְהוָה צְבָאוֹת, 여호와 체바오트 - 만군의 주)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시다.”


하늘의 모든 군대를 지휘하시는 가장 강력한 하나님이, 동시에 연약하고 속임수 많았던 ‘야곱’의 하나님, 즉 언약에 신실하신 개인적인 하나님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3.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8-11절) 마지막 단락은 모든 사람을 향한 초대로 시작합니다. “와서 여호와의 행하신 일을 보아라.” 하나님은 열방의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과 창을 꺾으시는 평화의 왕이십니다.


이 위대한 능력을 보이신 후, 하나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הַרְפּוּ, 하르푸)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아라.” ‘가만히 있다’는 히브리어 ‘하르푸’는 단순히 조용히 있다는 뜻을 넘어, ‘손을 떼다, 하던 일을 멈추다, 힘을 빼다’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인간적인 방법으로 발버둥치고 안간힘을 쓰는 모든 노력을 멈추고, 손을 늘어뜨린 채 이 싸움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그분께 온전히 맡기라는 강력한 명령입니다. 우리가 잠잠할 때, 하나님께서 비로소 일하시고, 온 세상 가운데 스스로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46편은 불안과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이기는 세 가지 영적 원리를 가르쳐줍니다.


첫째, 당신의 피난처를 점검하십시오. 당신의 삶이 흔들릴 때, 당신은 어디로 달려갑니까? 돈, 인간관계, 혹은 자신의 능력입니까? 그것들은 함께 무너질 수 있는 산과 같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영원하고 안전한 우리의 피난처이십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곳으로 달려가던 습관을 멈추고, 가장 먼저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피하는 훈련을 하십시오.


둘째, 당신 안에 흐르는 ‘평화의 강’을 발견하십시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당신의 외부 환경이 폭풍우처럼 몰아쳐도,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신 당신 안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당신 안에 계시는 하나님께 집중해 보십시오.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그 고요하고도 힘찬 생명의 강물이 당신의 영혼을 기쁘게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가만히 있는 것’을 배우십시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 하라(Do something)’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신앙은 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Do nothing)’을 요구합니다. 당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애쓰고 발버둥치던 당신의 손에 힘을 빼십시오. 그리고 잠잠히 선포하십시오. “하나님, 이 문제는 이제 제 손을 떠나 주님의 손에 있습니다. 주께서 하나님 되심을 제 삶에 나타내 주십시오.” 이 믿음의 항복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영적 행동입니다.


기도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신 하나님,

땅이 흔들리고 세상이 소용돌이치는 것 같은 혼돈 속에서도,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우리 영혼을 기쁘게 하는 주의 평화의 강물로 우리를 채워주소서.

우리의 인간적인 노력을 멈추고 잠잠히 주를 바라봅니다.

손을 떼고 주께서 친히 하나님 되심을 보게 하소서.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일하시고, 마침내 온 땅 가운데 높임을 받으실 주님을 신뢰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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