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없다 하는 자의 공허한 두려움

같은 노래, 다른 시대, 변치 않는 진리

by Joseph H Kim

어제 상한 심령을 들고 나아갔던 다윗의 기도를 지나, 오늘은 다시 한번 온 인류를 향해 외치는 지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겠습니다.


이 시편은 우리가 이미 만났던 시편 14편과 거의 똑같은 ‘쌍둥이 시편’입니다. 왜 성경은 같은 노래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일까요? 그 미세한 차이 속에 담긴 깊은 뜻을 함께 발견해 보겠습니다. 시편 53편입니다.


유명한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을 새로운 시대의 감각에 맞게 편곡하여 ‘리믹스(Remix)’ 버전을 발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멜로디와 가사는 거의 같지만, 악기 구성이나 리듬에 미세한 변화를 주어 전혀 다른 느낌과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왜 같은 노래를 다시 부를까요? 그것은 원곡의 메시지가 새로운 시대와 청중에게도 여전히, 혹은 더욱 강력하게 유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편 53편은 바로 시편 14편의 ‘리믹스 버전’과도 같습니다. 이 두 시는 거의 모든 구절이 동일하지만, 몇몇 단어의 미세한 차이를 통해 다른 시대적 상황과 신학적 강조점을 보여줍니다.


시편 14편이 ‘여호와’라는 언약의 이름을 부르며 사회 내부의 부패와 불의를 고발했다면, 시편 53편은 ‘하나님(엘로힘)’이라는 보편적인 이름을 사용하며, 아마도 이스라엘을 침략했던 외부의 적들이 겪게 된 갑작스러운 파멸을 배경으로 하는 듯합니다.


이 쌍둥이 시편은 우리에게 ‘하나님은 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음이, 시대와 상황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 사회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죄악이며, 그 결말 또한 언제나 파멸이라는 변치 않는 진리를 다시 한번 힘주어 선포합니다.


시편 53편 (현대인의 성경)

1 어리석은 사람은 그 마음에 “하나님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부패하고 더러운 일을 행하니 선을 행하는 사람이 없구나.

2 하나님이 하늘에서 모든 인간을 굽어살피시며 지혜로운 사람과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는지 보려 하셨으나

3 다 잘못된 길로 갔으며 하나같이 더러워졌고 선을 행하는 사람이 없으니 하나도 없구나.

4 악을 행하는 자들이 다 무식한가? 그들은 떡 먹듯이 내 백성을 약탈해 먹고 하나님을 부르지 않는구나.

5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곳에서 그들이 갑자기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으니 하나님이 너를 포위한 그들의 뼈를 흩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셨으므로 네가 그들을 부끄럽게 하였다.

6 이스라엘의 구원이 시온에서 나오기를 바라노라.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다시 번영하게 하실 때 야곱이 즐거워하고 이스라엘이 기뻐하리라.


시편 53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53편은 시편 14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의 어리석음과 그 비참한 결국을 노래하는 ‘지혜 시’입니다.


시편의 제2권(42-72편)은 ‘엘로힘(하나님)’이라는 단어가 ‘여호와’보다 더 자주 사용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 시편은 그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 시의 가장 독특한 지점은 시편 14편과 비교했을 때 나타나는 5절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점을 통해 시인은 ‘하나님 없음’이라는 동일한 죄악이 어떻게 다른 역사적 상황 속에서 드러나고 심판받는지를 보여줍니다.


말씀 속으로


1. 변치 않는 진단: 실천적 무신론의 비극 (1-4절)

시는 시편 14편과 동일한 진단으로 시작합니다. 어리석은 자(נָבָל, 나발)는 지적으로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삶으로 하나님을 부인하는 ‘실천적 무신론자’입니다.


그의 마음속 중심 신조인 “하나님은 없다”는 선언은, 필연적으로 부패하고 더러운 행위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이라는 절대 기준이 사라진 삶은 자기 욕망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영적 질병은 특정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굽어보실 때 “하나같이 더러워졌고 선을 행하는 사람이 없으니 하나도 없는” 인류의 보편적인 상태입니다.


2. 다른 상황, 같은 심판: 근거 없는 두려움과 흩어진 뼈 (5절)

이 시편의 핵심적인 차이가 5절에서 드러납니다. 시편 14편이 “하나님이 의로운 세대와 함께 계시다”라고 선포한 반면, 시편 53편은 더 구체적이고 극적인 장면을 묘사합니다.


첫째, 그들은*“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곳에서…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떠난 인간이 겪는 실존적인 불안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묘사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고,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이라는 절대적인 반석 위에 서 있지 않은 인생은 그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근거 없는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 두려움의 결과는 “하나님이 너를 포위한 그들의 뼈를 흩으셨기 때문”입니다. ‘뼈를 흩으셨다’는 이미지는 전쟁에서의 완전하고도 수치스러운 패배와 죽음을 상징합니다. 이는 ‘하나님 없음’이라는 내면의 교만이, 실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 어떻게 처참한 파멸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3. 동일한 소망: 시온에서 올 구원 (6절)

서로 다른 역사적 상황과 약간의 다른 강조점에도 불구하고, 시편 14편과 53편의 결론은 정확히 똑같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이 시온에서 나오기를 바라노라.”


인간의 부패와 어리석음, 그리고 그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시인이 붙드는 유일한 소망은 오직 ‘시온’, 즉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의 중심지로부터 시작될 하나님의 구원적인 개입뿐입니다. 문제의 양상은 다를지라도, 해답은 언제나 동일하게 하나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53편은 시편 14편의 메시지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첫째, ‘실천적 무신론’의 유혹을 경계하십시오. 우리는 입으로 하나님을 부인하지는 않을지라도,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돈을 사용할 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마치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의 유익과 세상의 방식만을 따라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편이 경고하는 ‘실천적 무신론’입니다. 당신의 삶의 실제적인 운영 체제가 정말로 ‘하나님 계심’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 정직하게 점검해 보십시오.


둘째, 당신의 불안과 두려움의 근원을 살펴보십시오. 현대 사회는 풍요 속에서도 전례 없는 불안과 염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시편 53편은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곳에서 두려워하는” 현상이,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당신의 불안이 구체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떠나 있기에 느끼는 근원적인 흔들림은 아닌지 돌아보십시오. 참된 평안은 상황의 안정이 아니라, 왕이신 하나님과의 연결에서 비롯됩니다.


셋째, 어떤 문제 속에서도 해답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신뢰하십시오. 시편 14편의 저자는 사회 내부의 부패 문제 앞에서, 시편 53편의 저자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 앞에서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바로, 구원은 오직 시온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오늘 당신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든, 그 문제의 종류와 상관없이 당신의 유일하고도 최종적인 해답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임을 신뢰하십시오.


기도

하늘에서 저희 인생을 굽어살피시는 하나님,

저희가 입술로는 주를 시인하면서도,

삶으로는 주님이 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자처럼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저희의 부패하고 더러워진 마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을 떠나 근거 없는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오직 주님만이 저희 삶의 견고한 반석이 되심을 깨닫게 하소서.

저희가 겪는 모든 문제의 종류와 상관없이,

유일한 해답과 구원이 오직 주께로부터만 나옴을 믿습니다.

시온에서부터 주의 구원을 베풀어주시사,

저희가 주 안에서 참된 기쁨과 즐거움을 회복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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