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원수들과, 그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국제 뉴스에서 여러 나라가 동맹을 맺고, 한 작은 나라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군사적,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작은 나라는 사방이 적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들의 목표는 단지 영토 분쟁이 아니라 그 나라의 ‘존재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절대적인 위기 앞에서, 그 나라의 백성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요?
시편 83편은 바로 그와 같이, 주변의 모든 적대국이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완전히 없애버리려는 음모 앞에서 드리는 ‘국가적 탄식시’이자, 하나님의 긴급한 개입을 촉구하는 기도입니다. 시인은 마치 긴급 브리핑을 하듯, 이스라엘을 대적하기 위해 모인 10개 민족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위기의 심각성을 알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시는 듯한 하나님을 향해 “침묵하지 마소서, 잠잠하지 마소서!”라고 절박하게 부르짖습니다. 이 시는 악이 연합하여 하나님의 백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며, 우리의 소망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시편 83편 (현대인의 성경)
1 하나님이시여, 침묵을 지키지 마소서. 하나님이시여, 말없이 조용하게 계시지 마소서 [1].
2 보소서. 주의 원수들이 소란을 피우며 주를 미워하는 자들이 교만하게 머리를 듭니다.
3 그들이 주의 백성을 치려고 몰래 음모를 꾸미고 주께서 아끼는 사람들을 치려고 계획하며
4 “자, 저들을 없애 버리고 다시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못하게 하자!” 하고 말합니다.
5 그들이 한마음으로 음모를 꾸미고 주를 대적하여 동맹을 맺었습니다.
6 그들은 에돔과 이스마엘 사람들과 모압과 하갈 사람들이며
7 그발과 암몬과 아말렉이며 블레셋과 두로 사람들입니다.
8 앗시리아도 그들과 합세하여 롯의 후손들을 도왔습니다.
9 주께서 미디안 사람들에게 행하신 것같이, 시스라와 야빈에게 기손 시냇가에서 행하신 것같이 그들에게도 행하소서.
10 그들은 엔돌에서 패망하여 땅의 거름이 되었습니다.
11 그들의 귀족들을 오렙과 스엡 같게 하시고 그들의 모든 왕들을 세바와 살문나 같게 하소서.
12 그들은 “하나님의 목장을 우리가 차지하자” 하였습니다.
13 나의 하나님이시여, 그들을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검불처럼 흩어 버리소서.
14 불이 숲을 태우고 불꽃이 산을 사르듯이
15 주의 광풍으로 그들을 추격하고 주의 폭풍으로 그들을 두렵게 하소서.
16 여호와여, 그들의 얼굴에 수치가 가득하게 하셔서 그들이 주의 이름을 찾게 하소서.
17 그들이 영원히 수치를 당하고 두려워 떨다가 망하게 하소서.
18 그러면 그들은 주만이 온 땅을 다스리는 가장 높으신 분인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시편 83편은 아삽의 시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기 위해 주변 국가들이 거대한 연합군을 형성한 역사적 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국가적 탄식시’입니다. 이 시는 구체적으로 10개의 적대 민족을 언급하며 위기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과거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적들을 물리치셨는지를 상기시키며, 현재의 위기 속에서도 동일한 능력으로 개입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 침묵을 깨뜨려달라는 호소 (1-8절) 시는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라는 다급한 부르짖음으로 시작합니다. 적들은 이미 소란을 피우며 하나님의 백성을 없애버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데, 하나님은 마치 침묵하고 계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인은 에돔, 이스마엘, 모압, 암몬, 블레셋, 앗시리아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모든 적대 세력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의 동맹이 단지 이스라엘을 향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주를 대적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합니다.
2. 과거의 승리를 현재의 기도로 (9-12절) 절박한 현실 앞에서 시인은 믿음의 근거를 ‘과거의 역사’에서 찾습니다. 그는 사사 시대에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통해 미디안을 물리치시고(삿 7-8장), 드보라와 바락을 통해 시스라와 야빈을 물리치셨던(삿 4-5장) 위대한 승리의 역사를 기억해냅니다. 그는 “과거에 그렇게 행하셨던 것처럼, 지금도 동일하게 행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과거의 구원 역사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는 가장 강력한 기도의 무기가 됩니다.
3. 심판의 목적: “주만이 온 땅을 다스리는 분인 것을 알게 하소서” (13-18절) 시인은 적들을 향해 강력한 심판을 구합니다. 그들을 바람에 나는 먼지처럼, 불타는 숲처럼 흩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이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복수가 아닙니다. 16절과 18절은 그 목적을 분명히 밝힙니다.
첫째는 “그들의 얼굴에 수치가 가득하게 하셔서 그들이 주의 이름을 찾게 하소서”이고,
둘째는 “주만이 온 땅을 다스리는 가장 높으신 분인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입니다. 즉, 심판의 목적은 멸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심판을 통해 원수들마저도 하나님을 찾고, 온 세상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 잠잠히 있지 말고 부르짖으십시오. 세상에 악이 창궐하고 하나님의 백성이 고통당하는데도, 하나님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시편 83편은 바로 그럴 때,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라고 외치며 하나님의 개입을 촉구하는 것이 믿음의 행동임을 가르쳐줍니다.
둘째,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일을 현재의 기도 제목으로 삼으십시오. 당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과거에 당신을 어떻게 위기에서 건져주셨는지, 불가능한 상황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셨는지에 대한 ‘승리의 역사’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문제가 너무 커 보일 때, 그 과거의 승리들을 기억해 내십시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주님, 그때 그렇게 행하셨던 것처럼, 지금도 동일하게 행하여 주옵소서.”
셋째, 당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향한 가장 궁극적인 기도는, 그들이 주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종종 그들이 벌받고 망하기만을 바라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편 기도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그는 그들이 수치를 당하는 것을 통해, 마침내 ‘주의 이름을 찾게’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기도의 전환입니다. 당신의 원수를 향한 최고의 기도는, 그가 하나님의 심판과 긍휼을 경험하고 마침내 주께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나의 하나님, 잠잠하지 마시고 침묵하지 마소서.
주를 대적하는 악한 세력들이 연합하여
주의 백성을 없애려 하는 이 위기 속에서 주께 부르짖습니다.
과거에 주의 백성을 위해 싸우시고 위대한 승리를 주셨던 주님,
오늘 저희의 삶에도 동일한 능력으로 개입하여 주옵소서.
저희를 공격하는 원수들을 심판하시되,
그 심판을 통해 그들마저도
주만이 온 땅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심을 알고
주께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