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다’의 의의
'사랑'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알고 있는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좋아함'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알고 있는가.
<특정한 음식 따위를 특별히 잘 먹거나 마시다>
<특정한 운동이나 놀이, 행동 따위를 즐겁게 하고 싶어 하다>
사랑에 대해 정의를 할 때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반면, 좋아함에 대해 정의를 할 때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랑을 하면 '아끼고' 싶어지고, 좋아하면 '소비'하고 싶어 진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고 부탁하겠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면, 네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할 것이다.
좋아함은 늘 '내가' 앞서 존재하지만, 사랑은 늘 '네가' 앞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의 수고로움으로 그 사람이 편안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것을 기쁜 마음으로 행할 수 있다는 마음. 사랑은 그곳에 있다.
<사랑 = 아낌>이라는 공식을 정의하지 않았기에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뿐. 사랑을 받아본 사람들과 사랑을 해 본 사람들은 이 말이 어떤 말인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만약 나를 대신해 설거지를 해주는 애인이 있다면, 당신은 그 애인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 애인을 사랑했다면, 애인이 고무장갑을 끼기 전에 당신은 이미 먼저 설거지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타인을 부릴 마음 없이 온전히 아껴주고 싶은 마음.
"당신을 아껴요"라는 표현은, "당신이 내 곁에 존재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이미 충만해요"라는 의미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사랑이 모든 상황들을 무찌를 수 있는 만능 장치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 또한 상호작용이 없으면 언젠가 고갈되고 마는 연약한 감정 중에 하나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의 주고받음이 자연스럽고 유연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사랑을 아끼고 보살피고 애지 중이 키워주는 그런 사람.
할 수만 있다면 되도록 주변을 그런 사람들로 채워야만 한다. 내가 사랑을 쏟을 수 있고, 내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유연한 그런 관계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