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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야의 어른수업 Apr 16. 2024

삶이란 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

건강한 삶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몇 가지 방법들

인간의 삶이라는 게 연약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삶이란 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


생활에 좋은 습관을 들이는 일은 마치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쌓는 것과 닮아있다. 애지중지하며 신뢰를 심어주는 일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찰나에 불과하니 말이다.

집을 가꾸는 일이 내게는 그런 인간관계와 같다. 스스로에 대한 약속.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알고, 그것을 지탱해 줄 수 있게끔 나만의 퀘렌시아를 구축하는 일.


행복의 형질이 딱딱한 것보다는 말랑한 쪽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딱딱하게 재단되어 있는 사회인 만큼, 우리는 각자 본인의 내면을 말랑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1. 집안일은 되도록 적게, 자주 하는 편이 좋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머릿속 모든 스위치를 끄고 방전될 수도 있지만, 되도록 그렇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하는 편이다.

출근 전 세탁기에 예약을 맞춰놓고, 되도록 식사를 마치자마자 설거지를 한다.


혼자 살림을 책임져본 사람은 안다. 모든 일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걸.


미뤄놓고, 가려놓는 게 쌓이다 보면 결국 한 번에 집안일을 몰아서 하게 되는 일이 생기는데, 그때 사용하는 시간과 에너지의 품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되도록 청소기와 빨래, 정리정돈, 설거지 같은 반복적인 집안일은 적게 그리고 자주 해주는 편이 좋다.

너저분하게 놓인 옷가지들과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들은 알게 모르게 집 안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모두 나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면 바로바로 삶의 현장을 치우게 해주는 좋은 동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 몸과 마음이 머무는 공간은 좋은 향이 나게끔 유지하는 것이 좋다


어떤 공간을 기억할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시각적인 것에 많은 자극을 받지만, 사실 그것을 장기기억으로 각인시켜주는 역할은 후각이 더욱 강력하다.

시각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유쾌하지 못한 냄새가 나는 곳은 굳이 다시 찾고 싶지 않아 지는 경험을 누구든 해보았을 것이다.


인센스를 피우고, 캔들을 켜고, 디퓨저를 들여놓는 방법들도 물론 좋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다.

향이라는 건 일종의 기운과 같아서 순환되지 못하면 그 공간의 에너지를 고이게 만든다.


좋은 향기를 유지하는 것의 핵심은 환기를 통해 공간의 에너지를 순환하고, 순백해진 그 공간에 적절한 농도의 향을 입혀주는 것이라고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이때 적절한 농도의 향은 본인의 취향껏. 나와 나의 공간을 대변할 수 있는 향이라면 그것이 어떤 것이라도 좋다.



3.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취향 공간 만들기


아무리 작은 원룸이라 할지라도 나의 취향을 대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편이 좋다.


나를 긴 문장들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야"를 여실히 드러낼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그러한 요소가 있고, 없고는 공간을 가꾸어가는 것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내가 머무는 이 공간에 대해 애착을 갖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생긴다는 건, '생존'이나 '거주'의 의미에서 벗어나 나를 대변하고 표현하는 일종의 아바타 같은 개념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존재로서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허투루 집을 대할 수 없다.


혼자 있는 공간일지라도 보다 더 매너 있고 존중하며 공간을 사용하게 된다. 공간이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표현의 수단이 될 때 우리는 집을 가꾸게 된다.


그러한 스타일이 응축되면 라이프 스타일이 되듯,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태도가 보인다.


그것은 집이 트렌디하고, 예쁘고, 힙하다고 느끼는 것과는 별개이다. 스타일이라는 건 삶에 대한 태도이다.



4. 일상의 루틴을 만들 것


번아웃이 와서 우울증이 시작되는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일로부터 멀어지면, 겪고 있는 모든 증상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랬다.


그럴 때일수록 정신과 전문의들은 일상의 반복을 지키는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우울의 굴레 속에서 생활의 루틴마저 없어지면 악순환의 굴레가 더욱 거세게 돌아가, 빠져나오기 어려운 동굴로 스스로 숨어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그런 시기가 당신에게 찾아왔다면, 잠시 부담감을 내려놓고 가볍게 지킬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필자에게는 그것이 글쓰기였고, 좋아하는 과일을 씻어먹고, 집을 가꾸는 일이었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고, 그 일을 지속하는 게 힘이 들지 않는 일.


그런 것들을 일상 곳곳에 배치해 두면 마음 한편이 늘 든든하다. 내가 언제든 무너질 때 이 친구들이 나를 버티게 해 줄 것만 같아서.


그래서 매 순간 반복 한다. 반복하지 않으면 점점 그 일에 숨이 찬다. 숨이 차면 걷게 되고, 걷다 보면 이내 누워있게 된다. 뛸 필요까지는 없으나, 되도록이면 멈추지 않고 걷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욱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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