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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랑이 Sep 16. 2023

점토놀이 부모교육

" 엄마들이 참여하는 점토놀이 부모교육  이야기"

송도에 특성화 재료 공급을 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부모교육 강좌를 의뢰하셨다.

송도 국공립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으로 구청에서 교육하는 본 강좌 전 부모님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쪼물딱 점토놀이 부모교육 시간을 마련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부모교육 강좌는 우리 아이들이 왜 점토놀이를 좋아하는지대하여 부모님들이 직접 경험하며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다.


강의 시간은 오전 9시 40분~ 10시 20분으로 40분간 활동이 가능하며, 어머님들이 함께 작품을 완성할 수 있기를 희망하셨다.

활동시간은 짧고 참석하는 어머님들은 30명 정도였다. 짧은 강의 시간과 참여 인원보다 더 걱정인 것이 있었다.  송도까지 가려면 평상시에도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출근 시간대라서 2시간 넘게 잡고 계획해야 했다.


그리고 강의가 있는 수요일 오후는 용산에 있는 유치원 수업을 가기 위해서는 빠듯한 시간에 바쁘게 움직여야만 했다.

강사라는 직업 특성상 늘 시간 약속만큼은 철저하게 지켜야 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나에게 기회를 내어 주신 원장님에 대한 감사와 배려에 도전을 선택했다.


우선 교육시간이 짧아서 전체 설명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튜브 영상을 찍어서 미리 전달하고,

참여하시는 어머님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교육에 오신다면 이해가 빨리 되기에 그 방법을 선택하고 재료와 교육 내용을 정리하며 구상 후 영상촬영과 편집 등 준비 작업을 했다.

당일 부모교육 강의 시간에 비해 준비를 위해 투자한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지만 필요한 작업이고 다른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기에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송도에 아침 일찍 출발을 했고  역시나 예상하던 것처럼 출근길에 서울을 빠져나가기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강의시간 20분 전에 도착을 했고 센트럴파크 주변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연합회 여러 군데 부모님들이 각 원별로 몇 분씩 참여하는 교육이라 교육 장소에 도착하원장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어머님들이 강의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도 몇 분 계셨지만 모두 시간 안에 맞춰서 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중에 맨 앞자리에 할머니 한분과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나란히  할머니 두 분이 함께 앉아 계셨다.

 

오늘 교육 주제는 칼라믹스 점토판에 나무 꾸미기를 주제로 점토를 가늘게 밀어 그림으로 표현해 보며 창의적인 나만의 생각으로 자유롭게 표현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다. 점토의 색깔은 다양하게 랜덤 형태로 밑판의 색이 지급이 되었고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이 들어간 패키지로 재료가 개인별로 나눠 주었다.


강사 소개를 길게 할 겨를도 없이 바로 작품 만들기가 시작이 된다.

밑판의 색깔은 랜덤으로 선택되어 있으니 자기가 맘에 드는 색을 선택해서 밑판을 만들고 점토를 조금씩 떼어 자유롭게 내 생각을 그려보듯이 표현하라고 했다.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할머니 두 분 중 모자를 쓰신 한 분은 긴장하며 진행하고 있는 나에게 미소를 보여주시면서 편안하게 참여하셨고 엄마들 또한 약간은 어색한 듯 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벌써 나에게 주어진 40분 중 5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재료가 지급이 되니 설명을 들으면서  바로 밑판을 만들고 시작을 하는 부모님과 설명을  들으며 어떻게 할지 구상하는 엄마들의 눈빛은 수업을 하는 유아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아이들과 수업을 할 때에도 시작은 공손하게 인사를 한 후 진행한다. 수업 전 인사를 부모님들이라고 해서 격식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우리 아이들처럼 4~7세 사이의 눈높이에서 대하면서 아이들 수업을 하듯이 하겠노라고 미리 말씀을 드리면 어머님들은 오히려 더 좋아하신다.


큰소리로 " 손을 무릎에! "라고 먼저 외친다. 그리고 " 손배꼽! "쪼물딱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어머님들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인사를 나눈다.


전체 만들기 설명이 진행이 되고 시작하라는 말과 함께 도입 인사에 10분가량을 소요하였기에 엄마들이 만들기 중심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20분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나의 모든 창의력을 총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엄마들이 열심히 집중하며 만들기 하는 모습을 보면 나의 눈에는 아이들과 똑같이 느껴지며 각자 만들기 성향들이 또렷하게 나타난다.

자유로운 활동 주제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하는 긴박감이 들지만 목표와 약속이 존재하기에 나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게 된다.




오늘의 교육 내용은 내가 좋아하는 밑판 색을 골라 작품판을 펴고 그 위에 내가 상상하는 나무를 가늘게 그림처럼 그려보는 활동을 이야기해 준다.

단, 밑판의 모양도 변형이 되어도 되고, 나뭇잎의 색깔도 꼭 초록, 연두색이 아닌 알록달록 다양한 색을 선택해도 되고, 하늘 위에 다른 새가 날아다녀도 되고, 구름도 떠다녀도 되고, 나무밑에 사람들이 앉아 있어도 된다고 다양한 이야기를 길게 여러 방향으로 제시해 준다.


아이들 수업도 도입 설명 때  마찬가지 내가 알려주는 작품 주제를 모두 만들어서 보여줄 필요가 없다. 교사의 말로 인해서 아이들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고 다양한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허락을 통해서 아이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시작을 알리기도 전에 미리 먼저 반죽하며 열심히 만들고 있는  어머님의 작품이 궁금해서 옆에 가보니  그리고 싶은 것이 많아서인지 판을 다른 분들보다 넓게 펴서 작은 작품 속에 풍부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었다.

 " 어머님은 이런 만들기 좋아해도 너무 좋아하지요?"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 네~"라고 대답한다.  


또 다른 어머님은 밑판의 모양을 자유롭게 변형해서 트리나무를 창작하며 자기 생각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어머님의 작품을 다른 분들께 보여주니 환호성이 나오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나는 농담과 진담을 섞어서 "누가 이렇게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우린 규칙 지키려고 밑판을 만든 거다! " 라며 부러움을 반대로 익살스럽게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바꾸어 준다.

물론 칭찬도 함께 해 준다.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과 같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표현할 때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나타내 주는 용기와 자기 표현력은 칭찬을 해줘야 한다!"라는 말을 함께 해주며 그분의 창의적인 사고와 표현 방법을 인정해 준다.


맨 앞자리에 앉아계신 할머니 한분은 나무를 그리더니 하늘색 하트를 만들어 나무 기둥 앞에 붙여둔다.

"하트 이불을 덮어 주셨네요!"라고 하자 할머니도 맞다며 생각을 맞춰준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하트 이불이에요! " 하며 어머님의 생각을 선생님이 알아맞혀 주어서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이 내 눈에는 5~6세 여자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다.


뒷자리 할머니 두 분의 작품도 궁금해서 활동하는 자리로 가보니 한분 할머니는 나무에 무지개 색깔의 나뭇잎을 주렁주렁 매달고 너무 재미있게 집중하는 반면,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수업 도입시간에 미소를 밝게 보여주신 할머니는 굵직한 나무기둥과 나뭇가지를 만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하고 계셨다.


" 어머님! 오늘 자리 잘못 앉았어요~ 원래 우리 어머님 잘 만드시잖아요? 오늘 주변에 너무 잘하시는 분들 때문에 신경 쓰여서 못하는 거지요? "라며 위로하며 말을 하니 활짝 웃어 주신다. 그리고 나는 어머님의 나뭇가지를 꾸미는 활동을 조금 도와주었다.


가끔 수업시간에 어떤 친구들은 이해를 못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손을 놓고 기다리는 친구들도 있다.

그럴 때에는 그 친구가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게 조용히 옆에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자신감을 갖고

활동을 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할머니를 도와주면서 말씀을 드리니 다른 어머님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만 보일 뿐 누구 하나 할머니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기 작품에만 몰두하며 호응을 해 주신다.


무지개 나뭇잎을 표현한 할머니는 너무 재미있다며 우리 때는 이런 게 없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나는 바로  "어머님! 그때가 벌써 30년 전인데 그때 어머님도 30대였을 테고 아이들 키우고 먹고사는 게 바빠서 이런 여유가 없었을 거예요!"라고 말하니 잠시나마 그 시절을 떠올리시면서 웃어 주신다.


모두들 개성 있는 표현을 잘해주셨는데  앞자리에 앉으신 어머님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분들의 작품 세계와 달리 아주 작고 가늘게 나무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어머님이 계셔서 나도 모르게 그분께 "어머님은 아이들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시는군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지요?"라고 묻자 어머님은 "맞아요! 선생님 저 원래 그래요! 이 나무도 우리 아파트 어린이집 옆에 있는 대롱나무를 표현한 거예요! "라고 말한다.


나는 작품 속 이야기와 그 작품에 담긴 성격을 맞출 때가  있는데 "나는 가끔 교육하다 보면 접신을 할 때가 있어요! "라고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지니 모두들 깔깔 웃으며 짧은 시간의 긴장감을 녹여주는 분위기가 된다.




분위기가 한층 최고조로 달리고 있을 때 시계를 보니 벌써 마무리를 해야 할 상황이다.

농담으로 한번 더 "너무 재미있죠?라고 물으니 모두들 "네~"라고 대답은 하지만 여전히 만들기는 멈추지 않고 열심히 한다. " 어머님들 뒤에 준비되어 있는 본 강좌도 있는데 그냥 우리 쭉~ 할까요? "라는 자신감 있는 농담도 던지니 순수한 아이들처럼 또 "네"라고 대답을 해 줘서 감사했다.


10분 전부터 도착해서 기다리고 계신 전문 강사님께서는 그 말을 듣고 웃어 주신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마무리하고 회수한 후 자리를 정리한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어머님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작품이 가정으로 보내지면 자꾸 사라진다라고 아이들이 말을 해준다. 엄마들이 모두 보관할 수 없기에 아이들 몰래 버리다가 분리수거장소에서 아이에게 딱! 걸린 이야기부터 여러 종류의 에피소드가 무척 많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에 뵙자는 인사를 하고 마무리한다.


수업이 끝난 작품은 나의 강의시간이 끝났기에 강의실 밖에 테이블을 옮겨서 작품을 나열하고 하나하나

체크하니, 너무 창의적으로 잘 표현한 완성품에 여러 곳의 원장님과 나 또한 감탄을 한다.

열처리 작업과 마무리 작업을 하여 어린이집으로 배송을 다시 해줘야 하기에 하나하나 소중하게 감싸서

가지고 왔고 열처리 작업 후 뒷면에 자석을 붙여 깨끗하게 포장하여 작품을 보내 드렸다.


점토놀이 부모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왜! 점토놀이를 좋아하는지와 작은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짧은 시간에 창의적인 생각을 구상하고 손으로 반죽하고 만들기 하면서 소근육의 힘도 길러지며 나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성취감을 맛보며 점토놀이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어머님들이 직접 경험하며 어쩌다 엄마가 된 우리도 사실 돌이켜 보면 이런 놀이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잊고 있었던 나의 어릴 적 추억을 찾고 잠시나마 아이들과 같은 동심의 세계를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송도 국공립 어린이집 연합회 부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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