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지와 신의 섭리

파우스트

by 윤선하

sophiaLuv22.11.30

파우스트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로 유명한 괴테가 1773년부터 1831년까지 6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이 책의 줄거리만 대강 알고 책을 읽은 나는 예상했던 만큼 내용이 간결하거나 쉽지 않고 난해해서 괴테가 60년에 걸쳐 만든 책의 내공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이번 토론을 통해 파우스트를 여차여차 읽으면서 재밌었던 부분과 느낀 점을 이번 독후활동을 통해 다시한번 정리하고 싶다.




악마는 신에게 자신이 파우스트를 유혹해 볼 것을 허락할 것을 제안하고 신은 그 제안을 허락한다. 그리고 신의 악마 메피스토에게 “너의 길로 끌고 가봤자 선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혀도 바른 길을 잘 의식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파우스트는 평생을 인간세계에 대한 관심을 끄고 철학, 신학 등 학문적 지식을 쏟는 데만 온 생애를 바친 인물이다. 영혼을 팔면 젊음과 원하는 것을 다 해준다는 악마의 꾐은 파우스트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역시나 파우스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나는 신이 인간에 대해 이토록 바른 길을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것이 의문이다. 누구보다 인간을 잘 알고 지금 파우스트의 처지와 마음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지켜봐왔는데 파우스트가 끝까지 한결같은 삶을 살 것이라고 자신한 신의 파우스트에 대한 믿음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실 파우스트는 우리, 인간을 이야기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철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며 살아온 파우스트는 메피스토를 만난 이후 그 전과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된다. 인생 1회차 일 때 여자를 알지 못한 그는 메피스토를 통해 그레트헨을 얻고자하고, 그레트헨이 죽고난 후에는 헬레나를 얻고, 헬레나를 잃은 후에도 개인의 노력 없이 악마 메피스토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얻은 파우스트에게도 근심은 그의 바람대로 떨쳐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날이 갈수록 근심은 더해져 결국 눈이 멀게 된다. 다 가지고, 그 전과는 180도 다른 새롭고 자극적인 인생을 살았는데 왜 파우스트는 행복하지 못했을까? 이것이 신이 파우스트에게 믿음을 가진 이유이자 결국 그가 천상의 무리로부터 영혼을 구원받을 수 있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그는 인간적인 한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처절하게 괴로워했다. 그가 메피스토의 유혹에 넘어간 것도 어쩌면 다른 삶을 살게 되면 내가 인생 1회차에는 깨닫지 못한 세상의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더 근본적이었을 것이다.






파우스트는 삶의 마지막 날 이런 생각을 한다. “매일매일 새롭게 도전하고 얻은 사람만이, 자유와 생명 역시 얻을 수 있다.” 평생을 살면서 그가 깨달은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결국 그가 인생일회차 때 처절하게 노력하고 땀흘리며 탐구하던 시간들이 이미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인생2회차 막판에 깨달은 것이다. 파우스트가 죽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로채려고 할 때, 천상의 무리가 메피스토펠레스를 홀려 악마에게서 파우스트의 영혼을 뺏어가고 하늘나라로 간 파우스트는 먼저 구원을 받았던 그레트헨의 도움을 받는다. 마지막 순간 이겼다고 생각했던 악마는,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결국 파우스트는 구원을 받은 것이다. 파우스트는 자기자신의 힘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길 원했고, 자신의 의지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그를 시험하고 그를 구원한 신의 섭리 안에 이루어진 것이다.





나 또한 열심히 했는데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절망할 때, 내 미래를 성공시키거나 망하게 하는 모든 것이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 때 한 발 물러서서 파우스트가 그랬듯이 요동치는 내 마음의 상태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신의 섭리 안에 있고 신은 나의 역경에 깊이 관여하며 결국엔 나를 구원으로 이끄신다,,파우스트에게 그러했듯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의연하고 담대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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