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과거시험에서는 응시자 중 최종 33인이 뽑히면 이들을 대상으로 등수를 가리는 <책문>이라는 최종시험을 치렀습니다.
왕이 시대의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절박하게 물으면, 응시자가 자신이라면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지를 목숨걸고 답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오늘날의 논술과는 그 격이 다른 시험이었지요.
왕과 젊은 인재들이 나눈 국가경영 책략이었으므로 왕은 절박하게 물었고, 응시자들은 목숨을 걸고 답했습니다. 이런 책문의 답변서 몇개를 엄선해 풀이하여 엮은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다 : 김태완. 소나무>를 십수년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옛 선비들의 지식과 지혜의 깊이에 새삼 경탄합니다. 바른 치국을 위해 고심했던 왕의 마음, 시대의 문제를 개혁하고자 학문했던 선비들의 정신과 결기가 오롯이 보입니다.
"논술을 공부하자면 표현하는 방법을 익힐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 곧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는 저자의 일침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울한 우리 정치의 모습들을 보노라면, 깊은 한숨과 절망감이 찾아옵니다.
'품격'과 '공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