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권태윤


꿈에 엄마를 만났습니다.

처녀처럼 잘록한 허리로 이리저리 분주히 오갔습니다.

그 걸음걸이가 어찌나 가벼워 보이던지 보기에 좋았습니다.


"엄마, 언제 이리 살이 빠졌소?" 하니

"객쩍은 소리 하지 말라."며 웃으십니다.


"이제 아픈 곳은 없소?" 하니

"다 나았다. 걱정말라." 하십니다.


이런저런 음식 장만하시며, 객지에 나가 소식 뜸한 자식들 걱정은 여전하십니다.

살아서나 저 세상 가서나 자나깨나 자식걱정뿐인 엄마 얼굴 보니 마음이 저립니다.


마당에 내건 솥에 불을 지피니 뽀얀 연기가 집안 가득 퍼지고,

엄마는 밭에 가셨는지 어딜 가셨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추석이라고 못난 자식 보러 건강한 모습으로 꿈속에 와주셨으니

나는 죄도 많고 복도 많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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