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에 익숙해질수록, 감각은 둔해진다.

by 드타

처음엔 짰다.

그다음엔 짠데 달달했다.

이젠 맵고 짜고 달고, 튀긴 데다 치즈까지 올려야 만족스럽다.


입은 이미 무뎌졌다.

자극 없인, 만족도 없다.


단짠단짠의 반복, 미각의 피로사회


요즘 편의점 음식이나 배달 음식 메뉴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단짠단짠’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단맛은 뇌를 자극하고, 짠맛은 침샘을 자극한다.

둘이 합쳐지면 거의 중독성 있는 조합이 된다.

그 자극은 일종의 쾌락이다.


문제는 이 쾌락이 반복될수록 ‘미각 피로’가 온다는 점이다.

계속 강한 맛을 먹다 보면, 예전의 자극으론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는다.

그러니 점점 더 자극적인 걸 찾게 된다.


이건 마치, 자극을 쫓는 미각의 ‘내성’ 같다.

한 번 올려버린 기준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밍밍한 음식은 못 먹겠어”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온다.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헤매는 식생활


단맛이 당이 되고, 짠맛이 나트륨이 되며,

그 사이사이에 기름이 껴 있다.

우리는 그걸 음식이라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면 ‘자극의 모음집’이다.


하루에 몇 번이나 간식을 찾고,

조금 심심하면 음료수나 디저트를 찾고,

야식은 대부분 튀기거나 볶거나 끓여내는 강한 맛이다.


그렇게 우리는 식욕이 아니라,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 자극이 잠시의 위안은 줄 수 있지만, 결국 몸에는 부담을 준다.


한 끼만 보면 괜찮다.

하지만 반복되면, 쌓인다.

그게 바로 문제다.


미각의 무뎌짐이 불러오는 건강 문제의 현실


지속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에 노출되면, 우리 미각은 원래의 감도를 잃는다.

싱거운 음식이 맛없게 느껴지고, 자연 그대로의 맛은 심심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그 감각의 무뎌짐이 건강 경고를 놓치게 만든다는 점이다.

나트륨 과잉 섭취로 고혈압이 생기고,

당분 과잉 섭취로 인한 당뇨병을 얻고,

포화지방 과다 섭취로 고지혈증, 비만이라는 성과를 얻는다.


그런데 맛이 너무 세니까,

신호가 오기 전까진 대부분 문제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자극은 마취다.

잠시 기분은 좋아지지만,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까지 덮어버린다.


감각을 다시 깨우는 방법


우리는 먹는 걸 줄일 필요는 없다.

다만, 자극을 줄일 필요는 있다.


싱거운 국물도, 담백한 야채도, 제대로 느끼면 충분히 맛있다.

그걸 느끼는 ‘감각’을 되살리는 게 우선이다.


가능한 천천히 먹고,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려 하고,

한 끼에 들어간 조미료 양을 스스로 인식해 보는 것만으로도

감각은 조금씩 돌아온다.


자극은 소비되는 감각이지만,

느낌은 회복되는 감각이다.


지금 우리는 매일같이 자극을 먹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자극 없인 아무것도 못 느끼게 되어간다.


하지만 인간의 입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고소함,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그리고 감칠맛까지

우리 미각은 훨씬 더 섬세하고, 풍부하다.


자극적인 음식이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그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이다.


자극에 길들여지면,

언젠가 아무것도 ‘맛있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오늘은

평소보다 한 톨 덜 짜게, 한 숟갈 천천히 먹어보자.


그건 단지 건강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내 감각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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