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돌덩이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태어나 아직 온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부딪히고 깨지고 깎이면서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는 존재. 하지만 그 과정이 괴롭거나 두려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하나라도 배우면 내심 기분이 좋다. 욕을 먹을 때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잠깐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금세 사라지고, 남는 것은 단단해진 나 자신이다. 돌덩이였던 내가 점점 깎여, 그 속에 있던 진짜 보석이 도드라지는 것 같다. 지금 나이에, 지금의 내 생각이 그렇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남들 생각 따위에는 큰 관심이 없다. 내게 중요한 것은 자산이 아니다. 돈이 많고 적음이 내 가치를 좌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경험이 다채로워지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충만함을 느끼는 것이다. 회사에서 짜증 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금방 사라지고, 그 자리에 기분 좋음이 싹 찾아온다. 이것이 내 본성이 아닐까 싶다.
나는 힘들다고 무조건 참지 않는다. 억지로 꾹 눌러 담고 버티는 성격이 아니다. 그냥 티를 조금 낸다. 가끔은 얼굴에 불만이 드러나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다시 열심히 하고, 살아간다. 하기 싫을 때는 잠깐 쉬었다가, 결국 다시 길 위에 선다. 결국 나는 다시 움직이고, 다시 살아내는 사람이다. 이런 태도가 내가 가진 본성이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은, 지금의 나와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이 만족스럽다. 부족한 것도 있고 불안한 것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글을 적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차오른다. 그 행복은 거창한 성공이나 큰 부자가 되어야 느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온다. 아침에 출근해 늦게 퇴근해도 괜찮다. 피곤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를 지켜내고 있다는 실감이 든다.
돌덩이였던 내가 조금씩 깎여 나가며 보석처럼 빛나듯, 내 삶도 그렇게 빚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너져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만큼 더 빛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실패와 짜증, 스트레스조차도 내게는 연마의 도구다. 결국 그 모든 것이 합쳐져 지금의 나를 만든다.
나는 돌이 아니다. 나는 보석이 될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