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나 자신을 속인 일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에 첫째가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사실 나는 좋은 면만 썼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려고 무던히도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해져야 했다. 좋은 대학은 맞지만 과까지 좋은 건 아니었다. 사실 아이와 진로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딱 한번 그것도 수시 지원을 할 때이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며 그동안에 고생을 위로하는 자리였는데 아이가 아직 원하는 대학을 아직 한 곳을 안 쓴 상태였다. 우리 때와는 달리 수시는 6개까지 대학을 쓸 수 있었다. 대학을 딱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던 선지원 후시험제였던 나의 세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제도이다. 나와 집사람이 그러면 좋은과를 선택하라고 권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자기가 원하는 과였다. 그냥 잠자코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가 후회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심정은 그간에 내가 가졌던 생각과 맞음이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될까? 다시 시험을 보는 게 좋을까? 아니면 대학을 다니면서 좋은 과로 편입을 하는 게 좋을까? 온갖 생각에 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대학시험을 보는 게 가장 깔끔한 방법인데 본인이 그것도 원해야 될 일이다.
이렇게 며칠을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내 몸이 축이 나는 거 같았다. 끝내 아침부터 어지럽고 응급실로 가서 수액을 맞으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와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는 듯싶다. 이번 일로 그것을 알았다. 내가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는 아이에 대한 것이다.
다음에 아이가 집에 온다면 다시 대입시험을 볼 것을 권해볼 것이다. 그건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 든다. 나라고 아이가 견뎌낼 그 험난할 길을 권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부모로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 이야기는 해줄 수 있는 듯하다. 그 후 아이가 계속 대학교를 다닐 것인가 아니면 나의 말을 쫓아 좋은 과를 가건 그것은 아이가 결정할 일이다. 괜히 부모가 나서서 결정을 하려고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