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속았수다 1년, 아직 마음에 남은 한마디

by Robin 임봉규

폭삭 속았수다가 방영된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어떤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양관식이 딸 금명에게 건넨 한마디는 오래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딸이 시집을 가거나 자식이 취직을 하면 부모들은 늘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힘들어도 참고 견디라고 했고, 웬만하면 버티라고 했습니다.


“그 집에 뼈를 묻어라”, “그 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아라” 같은 말들이 당연한 삶의 지침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부모 세대가 그렇게 살아왔고, 자식들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폭삭 속았수다를 보던 어느 순간 그 오래된 말들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양관식이 딸 금명에게 던진 그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수틀리면 빠꾸. 아빠는 언제나 뒤에 있어.”


그 말은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만 묘하게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버티라고 등을 떠미는 말이 아니라, 힘들면 돌아와도 된다고 말해주는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수틀리면 빠꾸.

그 말은 포기가 아니라 허락입니다.


딸의 삶이 부서지기 전에 잠시 돌아와도 괜찮다는 허락이고,

세상이 등을 돌려도 아버지는 등을 보이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내가 언제나 뒤에 있어.”


그 문장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위로입니다.

어디에서 실패하든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버지는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에게 참고 버티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버지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폭삭 속았수다 속 양관식은 조금 다른 아버지였습니다.


버티라고 말하는 대신 돌아와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

견디라고 밀어붙이는 대신 등을 받쳐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


오래된 믿음 하나가 무너졌지만, 그 자리에 따뜻한 위로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수틀리면 빠꾸. 아빠는 언제나 뒤에 있어.”


어쩌면 그 말은 드라마 속 대사가 아니라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진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