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이익집단 속의 무력감
당신은 숙련된 일등기관사입니다.
기계 하나쯤은 상태만 봐도 고칠 수 있고,
문제가 터지면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이제야 사람 구실 좀 하는구나.
그렇게 자신감이 붙은 어느 날, 문득 생각합니다.
'이번엔, 내가 바꿔보자.'
밤마다 육상에 이메일을 씁니다.
‘우리 배 냉각계통, 이대로 두면 위험합니다.’
‘발전기 부품, 교체 시급합니다.’
‘이건 반드시 수리지원 받아야 합니다.’
사진도 첨부하고, 견적도 첨부하고,
보고서 양식도 회사에 맞춰 깔끔하게.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
“예산이 없습니다.”
예산. 돈. 효율. 손익.
배는 ‘관짝’이 아니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돈벌이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돈이 없다' 하니,
당신은 쿠팡에서 부품을 직접 주문합니다.
어깨를 으쓱하며 농담처럼 말합니다.
“요즘 쿠팡 잘 오더라.”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회의감이 짙어질 무렵, 육상에서 전화가 옵니다.
“일기사님, 회사에 협조하셔야 진급도 고려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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