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발대발 老髮待髮 -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아이고 영감

머리가 훤 해

대보름 달 마냥

머리가 훤 해


봄날 찰랑이던

아도니스 머릿결

그 여름 나고 지던

삼손의 머리

청춘이야 세월이야

바람 따라 강물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열심히 뛰더니만


아이고 영감

어느새

머리가 훤 해

아련히

그걸 보는

내 마음도 휑 해


노발대발 老髮待髮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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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뺨을 스치더니, 바람이 점점 차가워져서 이젠 머리를 감아 지나갑니다.

목덜미가 썰렁하다 싶었는데, 아내가 겨울 모자를 하나 떠서 건네줍니다.

작은 비니 스타일인데, 머리에 찬 바람 막아주기는 딱 좋습니다.

써 보니 맘에 듭니다.

정수리가 따뜻한 게 편안합니다.


예전엔 머리 눌린다고 모자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젠 따뜻하고 편한 게 제일입니다.

눌릴 머리도 별로 없어지니 따뜻한 게 최고입니다.


머리숱이 얇아져도,

머리숱이 적어져도,

이젠 이렇게 아내가 주는 털모자로 겨울을 나면 됩니다.

머리가 따뜻하니 몸 움직이기도 수월합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비니 모자 얹어 쓰고 앞마당이나 쓸러 나가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따뜻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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