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사랑하면 느는 것

by 싸비

발자국이 지워지며 걷는 길은

그 길 위를 걸었을 사람을

기억하며 걷는 길


누가 언제 왜 이 길을 걸어갔을지

이제는 그를 아는 사람이 없지만

내가 걷는 동안은 그를 기억한다


그가 이 길 위를 걸으며

외로웠을 거란 걸 알고부터

나는 그를 애써 기억하지만


그럴수록 기억은 모래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그때 모래 언덕 위로 오아시스가 섰다.

본 적도 없으면서 안다는 건

실제가 아니기 때문이지만


그곳을 향해 모래바람을 맞는다.

나아간다.

그대의 외로운 발자국을 따라가는

길 위의 오아시스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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