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유한성을 뛰어넘는 것

창작의 생명력

by 루누


우리는 음악을 통해 고 김광석 님을 만난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통기타 치는 모습이 선연히 그려진다.

여전히 수많은 젊은이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입영열차를 타고, 서른 즈음을 맞이하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말한다.

세월을 초월한 흔적이 오롯이 남아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로하고 살게 하는 것이다.


그의 음악에는 혼이 담긴 삶이 있고 절절한 감성이 있고 마음 한편을 울리는 목소리가 있다. 노래 속의 그는 잠든 육체와는 달리 생생하게 살아 이야기한다.

그를 잇고자 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해석은 저마다의 색깔을 입고 퍼져 나간다. 하나였던 노래는 다채로운 목소리가 되어 세상을 울린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그러나 그가 남긴 흔적은 죽지 않는다.

남겨진 흔적은 영원의 가치가 되어 세상의 존재들에게 영감을 주고 풍부한 삶을 향유하게 한다.


창작이 지닌 가치를 수호하고, 창작자의 이름을 보호함으로써 세상에 더 많은 가치가 남겨지도록 하는 것.

저작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근원적 이유다.


우리는 자주 놓친다.

우리가 공기처럼 누리는 문화적 풍요가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이토록 깊고 풍부한 정서적 향유가 누군가의 생이 담긴 불꽃같은 열망이라는 것을.


창작은 아이디어라는 신기루에서 시작하여, 한 사람이 생에 걸쳐 쌓은 직관, 치열하게 연마한 기술, 고유하게 빚어낸 개성, 날을 벼리는 고통을 정성스럽게 담아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창작물에는 한 사람의 삶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묻어있기에, 창작자를 앎으로써 비로소 의미와 깊이가 더해진다.


창작물에 담긴 창작자의 삶 궤적을 존중하고, 창작물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깊이를 지켜내는 것.

저작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다.


AI기술의 거대한 물결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의 놀라운 결과물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럼에도 창작물을 진정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건 인간의 창작성이다. 인간의 감정, 사상, 가치관, 고뇌와 열망이 담긴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숨결이 흐른다. 그리고 그 숨결을 온전히 공감하고 나누는 건 오직 인간 만의 몫이다.


진정한 창작의 가치는 '인간다움'으로 완성된다.

저작권이 지켜내고자 하는 정수는 '창작의 생명력'이다.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창작은 죽지 않는다.

우리가 보호하는 한 '창작의 생명력'은 꺼지지 않는다.


유한한 생명체인 인간은 억겁의 세월을 교차하며 기록하고 보존하고 나눔으로써 생존해 왔다.

만약 창작물들이 그저 무명으로 사라졌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백지부터 다시 써 내려가야 했을 것이다.

세월을 초월하는 과거의 기록에는 오늘을 풍부하고 수월하게 살게 하는 이타성이 있다.


저작권의 보호는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 무한한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 이로운 소명을 지닌다.

오늘날 우리가 지켜내는 창작물들은 훗날, 이 시대의 우리가 살아 있었음을 생생하게 증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