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가
겨울을 한바퀴씩 밀어내던
언저리 즈음 봄이 자랐다
창너머
바람을 밟으며 지나가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이 머문 자리였을까
온기를 머금은
발자국 사이사이 봄이 피었다
한때 날카롭던 말들도
보드라운 꽃잎을 빚어내고
투명해진 나의 내부에서
심장이 쏟아낸
가장 솔직한 고백 같았다
꽃잎을 흔들던 바람은
차갑지도
따듯하지도 않은 그림자를
3월 방향으로 드리우고
손을 대면
그림자의 길이 만큼
햇살이 새어나왔다
손끝에서
3월이 성큼 다가온 소리가 들리고
마음 한켠에선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가
총성처럼 울렸다
차갑던 바람이
금이 가듯 조각조각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