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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그린 Aug 01. 2024

동실아, 외모에 자신이 없니? 4

얼굴, 키, 체형 평생의 난제를 어떻게 극복할까?

처음에는 예뻐 보이지 않던 것들도 오래 보면 익숙해지고 정이 들어서 예쁘다 생각하며 살기 마련인데요.

요즘 동실이가 외모에 자신 없어할 때가 있어요.

동실이는 외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속마음을 들어봅니다.


(동실이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니에요. 동실이의 소개는 1화에서 만날 수 있어요.)










"동실아, 현재 너의 외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음.... 잘 모르겠어'




"모른다는 표현은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걸까?




'응. 아마도?


외모라는 말은 얼굴과 키, 체형 세 가지로 생각이 드는데 솔직히 말하면 어느 것 하나 자신 있다고 할 수는 없네.

그렇다고 최악까지는 아니야.

그렇지만 어디 나서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아.

이 생각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쭉 그래왔던 것 같아.'




"혹시 최근 들어 더 자신 없어진 거야?"




'그런가... 늘 자신이 없긴 했었는데 최근 사진 찍고 확인할 때 유독 그렇긴 하네.

이 정도면 예쁘게 차려입었다고 생각했고, 표정도 나름 신경 썼다고 생각했는데 사진 속의 나는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이더라고.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맘에 안 드는 나를 확인했을 때,

에잇! 사진을 잘못 찍었네.

또는 오늘 사진이 안 받네! 이렇게 부정했었던 것 같아.

그런데 요즘에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아... 내가 이렇게 생겼구나.

남이 보는 나는 이런 모습이겠네. 하고 약간 체념하듯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해.'




"동실아, 자기의 어떤 모습도 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좋은 변화 아니야?

체념이라는 건 희망을 버리고 단념했다는 건데 좀 슬프게 들린다. 혹시 외모를 생각하면 속상하니?"



'외모를 생각하면 속상하냐고?

내가 그렇게까지 속상했나?

어쩌면 나는 속상해질 것 같으면 빠르게 회피하며 살았던 것 같아.

그러다 주변에 예뻐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오히려 상대에 대해 예쁘다고 표현해 주며 살아온 것 같아.

나는 내가 누군가를 먼저 칭찬하고 알아봐 주면서 강한척하며 버텨온 것 같아.

근데 가끔은 나도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긴 하더라고. 그런 마음이 들 때 슬퍼지는 것 같아.

어떤 날은 거울을 보면 나도 꽤 예뻐 보이는데 그건 내 눈에만 그런 거였는지 아무도 표현은 안 해주더라고.


내가 먼저 칭찬을 해주면 나에게도 표현이 오겠지 하며 엎드려 절 받고 싶던 날도 돌아오지 않더라.

돌이켜보니 그런 날 좀 속상했었네.

거울 속에 예뻐 보이던 나는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 거였나 보다 하며 자신 없어졌고.'



"에휴... 동실아...ㅜㅜ

속상한 마음을 강한척하며 속에 담아두고 버텨온 거구나. 그러다 마음이 약해지는 날 자신 없어지고 또 속상해지고 한 거였구나."



'물어봐주니 외모에 대해 깊게 생각해 는데...

나 외모에 대해 자신 없었던 게 맞나 봐.

참 이상해. 내가 생각하는 나는 거울 속의 내가 아니야.

벌써 수십 년 이 얼굴로 사는데 왜 아직도 내가 아닌 것 같지? 혹시 거울이 잘못된 거 아니야? 하하!


키는 더 키울 수 없으니 포기할 수밖에 없고,

체형은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서 양호한 편이야.

그런데 얼굴을 바꾸려면 성형을 해야 하잖아.

근데 또 성형할 만큼인가 싶은 거야. 이게 참 애매해.

성형까지 해서 예뻐지면 뭐 하나 싶고,


나이가 들면서 더 애매해.

어느 정도 예뻤던 사람도 이젠 거기서 거기 같아지고 있으니까 말이야.

나로서는 다행이기도 하고 말이지.

나 그래서 버티고 있는 건지도 몰라.

어쩌면 조금만 더 버티면 될지도 몰라. 하하!'




"응? 동실아! 아까는 좀 슬프게 들리더니 어째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그러게, 입 밖으로 낸 건 아니지만 이곳에 글로 적으니 생각이 다르게 정리된다.

요즘 나는 인정하기 싫었던 거울 속의 나, 사진 속의 나를 받아들이는 시점까지 왔잖아.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인정하기 싫은 내 모습도 재밌게 나왔다며 맘에 들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가끔 TV속 연예인들을 보면 본인의 흑역사 사진을 당당히 공개하면서 너무 귀엽지 않아요? 할 때가 있던데 나도 내 모습을 그렇게 표현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그러려면 내가 다른 부분에 자신감이 더 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연예인들은 이미 다른 부분에서 자신감이 충만해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언제나처럼 외모도 신경 쓰겠지만 그보다 나만의 자신 있는 부분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어.'



"!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했는데 동실이의 결론이 너무 멋지다!

앞으로 동실이에게 자신 없어지는 부분은 외모가 될 수 없겠네.

동실이 스스로 인정하는 분야의 어떤 것이 동실이의 자신감이 될 테니까.

그 분야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생산적이지 않아도, 혹시나 성과가 없어 보여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알아줄게!

너를 제일 빨리 깊게 알아봐 줄 수 있는 건 나일 테니까.


동실아, 지금처럼 차근차근 매일을 보내.

요즘의 기준에서 예뻐 보이거나 성공해 보이지 않더라도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멋지고 예뻐!










 


나의 나, 동실이와 대화하고 마음을 알아주는 4화인데요.

이 일이 참 신기해요.

동실이가 정말 외부의 존재처럼 느껴져 대화가 되고, 긍정적인 생각변화가 가능하네요.


사실 매번 글 주제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데요.

누군가와 만남을 약속했을 때 그때 무슨 얘기를 하며 어떻게 결론지어야지 하며 만나지는 않잖아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질문을 떠올려 동실이와 대화하고 변화되는 생각과 마음을 적어내는 이 일이 참 흥미롭고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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