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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재민 Sep 20. 2023

편돌이 편순이

흔히들 편의점 알바생을 편돌이,편순이라 부릅니다.이 편돌이 편순이 중에선 학생이 많습니다.저 역시 대학생 시절에 편돌이로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그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면서 편돌순이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편돌순이가 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은 면접입니다. 사실 면접이랄것도 없습니다. 고용주가 지정한 날짜와 시간에 맟춰 편의점을 찾아가면 고용주는 편돌순이에게 하자가 없는지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 면접에 합격(?)하면 그날 바로 편의점 일을 교육받습니다. 간단한 계산법부터 납품 받고 진열하는 법까지 3시간동안의 속성수행기간을 거칩니다.


그렇게, 고용주가 정해준 날짜부터 근무를 시작합니다. 그러면  별의 별 손님 다 받습니다. 저는 야간타임으로 배정받은 편돌이었습니다. 그 시간대의 특성상 주간보다 많은 진상손님때문에 고역을 치른적도 있습니다. 술에 취해서 들어와 소주꺼내다 깨는 손님, 라면국물 흘리는 손님, 반말하는 손님 등, 별의 별 진상들을 다 봅니다. 누군가 세상의 인간군상이 다 편의점에 모인다 했던가요. 편돌이, 편순이는 그 인간군상을 억지로라도 웃는 얼굴로 맞이해야 합니다.


손님이 없을 때는 없는 대로 지루함과의 싸움입니다. 야간타임 편돌순이는 손님과 마주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졸지 않으려고 애쓰지요. 조는 모습을 고용주가 CCTV로 지켜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모든 업무가 다 그렇지만 긴장을 놓을 수 없는게 편돌이 업무입니다.


모든 직장이 그렇듯 편돌순이도 근로계약서를 써야합니다. 그러나 고용주가 써주지 않습니다. 쓰게되면 시급과 주휴수당을 딱딱 맞춰서 줘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편돌이 편순이는 최저시급에 한참 못미치는 시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편돌순이 중 일부가 최저시급에 한참 못미치는 돈을 받다가 그만둘 때 고용노동부에 신고합니다.그러면 빼먹은 시급들을 다 돌려받을 수 있지요.하지만 이것도 편의점에 잠시머무르다 가는,임시직들이 그럽니다.


문제는 이걸 업으로 삼은 이들입니다. 밑천도 없고 경력도,학력도 없어 편돌순이로 먹고사는 이들은 고용주가 시급을 안 맟춰줄 때면 쪼들리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일 그만두고 나올때 신고라도 했다간 고용주들 블랙리스트에 올라 아르바이트자리가 다 끊깁니다. 모든 편돌순이가 그런 것은 아니나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진 편돌순이가 많은 현실입니다.


편돌순이의 생계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언제 짤릴지 모르는 신세, 근로계약서 마저 쓰지 못하는 2등 시민인 것입니다. 이들의 생계와 신세가 나아진다면, 우리의 삶 역시도 나아질거라는 보장이 마냥 없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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