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진부한 질문

뜬금없는 시인 이야기 18

by 정현민

목욕탕에서 진부한 질문


동네 목욕탕

온탕에 누워


초록이 바래 볼품없는

이태리 타월은

왜 그리 따갑고 아팠는지


고사리손으로 밀던

아빠의 등은

왜 그리 단단하고 넓었는지


발만 담그고 걸터앉은

하얀색 온탕은

왜 그리 뜨겁고 싫었는지


친구들과 함께 뛰던

푸른색 냉탕은

왜 그리 넓고 깊었는지


뛰지 말라고 소리 지르던

목욕탕 사장님은

왜 그리 늙고 무서웠는지


오래된 기억 사이

어린 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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