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일할 때 구글 사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표정에서는 구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 애사심이 드러났다. 이후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분야를 공부하면서 종종 구글 회사원을 만났다. 나도 이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어서인지 그 사람들에게서도 자신감,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러다 내게도 구글 인턴십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다. 인터뷰 요청 이메일을 받았을 때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에 땀이 났다. 한 달 동안 꽤나 열심히 준비했다. 이 업계에 있지 않은 남편은 면접 준비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으나, 주위 말을 들어보면 이렇게 면접 준비를 세네 달 하고 취직을 하면 이 시기에 선방이라고 한다.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더 놓치고 싶지 않았다. 노력한 만큼,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1. It takes a village to get a job.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자식을 키우려면 온 동네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이게 취직에도 적용된다고 느꼈다. 조언을 구하고 면접 연습 후 피드백을 받기 위해 업계에 계신 분들과 총 16번의 온라인 통화를 했다. 학교친구와 선배, 전 직장동료, 멘토님, 학교 수업 게스트, 네트워킹에서 만난 분들께 연락을 드렸는데 감사하게도 누구도 거절하지 않고 도와주셨다. 이런 요청을 받으면 어떤 동기로 도움을 주는 걸까 궁금해졌다. 취직을 하고 나면 나도 그만큼 돌려주면서 그 마음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면접에 합격하든 하지 않든, 한 분 한 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2. 아무리 바빠도 내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 내 하루를 채워주는 것들.
한 시간도 소중하게 쓰다 보니 한 달 동안 선택과 포기의 결정을 계속 내렸다. 추수감사절에 시댁과 하루를 보내고 나머지 연휴에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시댁 식구들과 저녁에 뒹굴거리면서 수다를 떨지 못한 것, 주말 아침에 여유롭게 영화를 보지 못한 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평소에는 일에 집중하더라도 여행 가서만큼은 많은 것을 내려놓고 여유를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는 걸 깨달았다.
매주 있는 밴드 합주는 빼먹지 않았는데 가기 전에는 부담이 되더라도 돌아오면 누구도 주지 못한 엔돌핀을 느꼈다. 음악을 듣고 연주할 때 느끼는 영감을 놓치고 싶지 않다.
3.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의 필요에 초점을 두는 게 이기적인 게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을 피했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면접 준비를 할 때도 내가 어떻게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와 팀과 나눌 수 있는 논리적 지식에 초점을 두었다. 면접은 생각보다 편안한 대화에 가까웠고, 인턴십에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 어떤 근무환경에서 내가 더 빛나는지 질문을 받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즉흥적으로 대답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 그만큼 나를 우선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충족하는지를 알아 가는 게 이기적인 게 아니구나.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존재이니, 나를 이해하고 내 욕구를 돌보면서, 거기서 느낀 행복을 바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비슷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돕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
면접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많이 원했던 만큼 최선을 다했고, 그 과정 속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