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기획 창-연결된 재난>지금 우리의 '미래'를~

- 극단이 일상화되는 세계에서

by 톺아보기

최근 코로나 우세종이 되어가는 오미크론, 그 시작은 남아공이었다. 남아공으로부터 시작된 오미크론은 아프리카로 확산되었고 이제 전 세계가 이 변이 바이러스에 무방비하게 당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남아공이었을까? 새해 첫 <시사 기획 창 - 연결된 재난>은 바로 거기에서 질문을 던진다.



IE002920534_TEMP.jpg



연결된 재난


2021년 9월 유엔에서 연설한 아프리카 정상은 경고했다. 82%라는 선진국의 백신 접종률과 달리 아프리카는 백신 확보 자체가 1%에 불과하다고.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의식도 희박하다. 어딘가에 '변이'는 어디에나 '변이'가 될 수 있다는 정상의 말이 증명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한 달이 넘지 않았다.



인간이 집단적으로 모여살기 시작한 농업 사회 이전 감염병은 없었다. 사람과 돼지와 염소가 한데 모여 살고, 쓰레기와 생활 오수가 투척되며 전염병은 등장하였다. 무언가를 기대한 변화가 생각지도 못한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말한다.



모두가 연결된 세상, 재난 역시 다르지 않다. 인류의 발전사는 곧 개발이란 미명 하에 무차별한 확장이었다. 숲이 베어지고, 동물과의 접촉면이 늘어나니 새로운 병원체의 등장은 당연한 결과다. 탐욕스런 발전의 역사는 기후 재난과 팬데믹을 결과했다. 다른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시리아 내전, 무려 12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정치 집단 간의 처절한 대결 이면에 있는 진실은 바로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식량난이다. 다 말라버린 저수지, 결국 식량과 자원을 둘러싼 전쟁을 낳았다.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고국을 떠난다.



시리아 난민 아메르, 터키 국경을 넘다 형제 4명을 잃었다. 겨우 12살인데 정유 공장에서 석탄을 나르며 식구들을 먹여 살린다. 연기와 타르를 마셔서 가슴이 아프다는 소년, 그래도 폭격 걱정이 없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단다. 세계 은행은 2050년에 기후 난민이 1억 4천에 이르를 것이라 경고했다.



난민의 삶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난민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벨라루스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유럽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방조한다고 비난한다. 문제는 그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이다. 벨라루스와 동맹을 맺은 러시아는 핵이 탑재된 비행기를 띄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난민과 관련된 각국의 이해 관계가 첨예해지는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이제 선진국과 저개발국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지속된 가뭄처럼 지금까지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주로 저개발국의 몫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IE002920537_TEMP.jpg



재난의 세계화


2021년 7월 미 서부는 108년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는 가장 큰 산불이 발생했다. 9월에는 미 남동부에는 허리케인 세력이 커져 남동부는 물론 동부 도심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권에 들었다. 12월 역대급 초강력 토네이도가 중서부와 남부 지역에 몰아닥쳐 94명이 목숨을 잃고 하룻밤새 수천 명이 집을 잃었다.



12월의 토네이도, 이렇듯 지구 온난화는 따뜻한 기간이 길어지며 평소와 다른 시기에도 기상 이변을 발생하게 만든다. 미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산불, 일본, 프랑스의 폭우, 영국의 우박 등 이제 전세계가 '극단이 일상'이 된 시절을 살아가게 되었다.



<시사기획창>은 1000 명을 대상으로 사회 인식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90.6%가 생태계 훼손이 심각하다는데 동의했으며, 87.5%가 이러한 훼손이 인간 활동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또한 80.9%가 경제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85.6%가 온실 가스 배출 제한 등의 조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류가 소비하는 자원은 연간 500억원이 넘는다. 이미 지속가능한 자원량의 임계점을 넘은 지는 오래전이다. 지금처럼 '성장' 위주의 방식이라면 2050년 지구는 지금의 2배로 발전한다. 하지만 '발전'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여전히 기업은 '혁신'을 앞세우며 고성능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낸다. 10년 전 태블릿은 새 제품을 사용하도록 업데이트를 막는 바람에 사용할 수 없다. 출시 2~3년만 지나도 판매가 되지 않는다. 버려진 가전 제품은 쌓여가지만 순환은 쉽지 않다. 치밀하게 구성된 제품에서 코발트 등 희귀 금속을 분리하는 건 더더욱 만만치 않다.



그런데 코발트, 라튬 등의 희귀 금속이 매장된 곳은 백신 접종률 0.2%의 콩고 공화국이다. 전기차 개발의 필수 자원이 코발트 등을 채굴하기 위해 숲은 마구 남벌되고 땅은 파헤쳐진다. 당연히 환경 영향 평가 따위는 없당. 그 땅 속을 콩고의 광부들이 짐승처럼 네 발로 기어 채굴한다. 오미크론 확산이나 백신은 먼 나라 이야기다.



지난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에 폭우가 내렸다. 그로 인해 석탄 발전소가 폐쇄되었다. 탄소 배출 국가 1위,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여전히 기후 회의 등에서 기후 재난에 대비한 건강한 의견 수렴이 쉽지 않다. 그런데 기후 재난은 중국조차도 피해가지 않는다. 석탄 발전소가 폐쇄될 정도의 뜻밖의 폭우, 결국 석탄 공급 부족은 지난 연말 중국 공장을 멈췄다. 도시는 전기가 끊겼다.



그저 중국의 문제일까. 중국은 전세계의 공장이다. 동시에 기후 악당이기도 하다. 중국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해져버린 세계의 딜레마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늘린다? 하지만, 현실의 신재생 에너지는 대체가 아니라, 그저 미미하게 에너지 총량에 더해지는 수준이다.



IE002920535_TEMP.jpg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는 '성장' 담론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학자들은 그 '성장'의 그림자를 짚는다. 우리가 신봉하는 GDP, 그건 단지 물질적 지수일 뿐이다. 즉 시장에서 팔리는 것만이 '측정'된다. 수몰 피해는 수치로 잡히지 않는다. 대신, 수몰 당한 지역에 집을 짓고 보험금이 지급되면 GDP가 된다. 또한 숲이 해체되고 감염병이 퍼지는 건 수치화되지 않는다. 대신 숲에서 목재를 베어내면 GDP가 상승하고, 감염병으로 병원 치료비가 증가하면 GDP가 증가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사는 '성장'의 세상이다.



그런 가운데, '지금 우리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하는 국가들이 있다. 산유국 노르웨이는 석유 수출을 줄이거나, 석유 채굴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독일 선거에서 '탈원전'이 중요 이슈였다. 기후 변화에 따른 정치적 입장을 내세운 정치 세력이 창당 이래 최대의 득표를 했다. 난민에 대한 입장 또한 주요 이슈가 되었다. 가뭄과 홍수에 있어 더는 예외가 되지 않는 현실에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도 변화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돈룩업> 정말 '실화'가 될 지도 모를 묵시론적 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