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언제나 찾아온다.
그리고 위기를 마주한 조직은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이 상황을 돌파할 것인가?”
위기를 뚫는 힘은 전략에서 시작된다. 전략이 세워지면, 그 전략을 실행할 무대로 조직 구조를 바꿀 때가 온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구조 변경은 단순히 부서를 새로 만들거나 이름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조직의 뼈대를 다시 짜는 일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구조부터 건드린다는 점이다. 다른 회사가 수평적 구조를 한다니 우리도 따라 해 보자, 유행이 애자일이라니 얼른 적용하자. 결과는 어땠을까? 전략 없는 개편은 혼란만 남겼다. 조직 구조 변경은 전략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또 하나 기억할 점이 있다. 구조 개편은 많을수록 좋지 않다. 매년, 혹은 분기마다 조직도를 갈아엎는 회사들이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방향을 잃은 신호일 때가 많다. 진짜 전략이 제대로 세워졌다면, 자주 구조를 바꿀 필요가 없다.
구성원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도 치명적이다. 한 다국적 기업은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구조를 개편했다. 결과는 현장 혼란, 사기 저하, 불신이었다. 결국 몇 달 만에 다시 개편해야 했다. 조직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변화를 밀어붙이는 것보다, 설득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이 더 강력하다.
변화를 한꺼번에 몰아붙이는 것도 위험하다. 매트릭스 구조로 단숨에 전환하려 했던 어느 회사는 적응 시간을 주지 않아 프로젝트 일정이 무너졌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작은 성공을 쌓아가며 확대할 때 제대로 뿌리내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문화다. 권위적인 조직이 하루아침에 수평 구조를 도입할 수 있을까? 현실은 다르다. 상사의 지시만 기다리던 문화 속에서 갑자기 자율성을 요구하면, 책임은 흐려지고 혼란은 커진다. 구조와 문화가 맞지 않으면, 결국 조직은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변화가 필요할 땐 주저해서는 안 된다. IBM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한 것처럼, 때로는 조직의 뼈대를 바꾸는 과감한 선택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남을 따라 하는 변화가 아니라, 우리만의 전략에서 비롯된 변화여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 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환경과 위기, 전략에 맞추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어떤 경우엔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것이 해답일 수 있고, 다른 경우엔 기존 부서가 진화해 새로운 역할을 맡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조직 구조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때로는 리더십 강화, 프로세스 개선, 구성원 역량 개발 같은 다른 방법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묻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