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우리는 신에게 ‘왜’를 묻게 될까

by 홍종원

인간은 마침내, 자신을 설계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유전자의 코드를 해독하고, 뇌와 기계를 연결하며, 생명을 인공적으로 탄생시키는 능력까지 손에 넣었다. 그 힘은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진화의 무대를 넓히고, 자연이 허락한 조건을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기술은 언제나 '어떻게'를 설명해 왔다. 물질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지만 인간은 '왜'를 묻는 존재다. 왜 우리는 존재하는가. 왜 고통과 죽음이 있는가. 왜 이 우주는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이 질문들은 과학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범주 밖으로 밀어낸 것들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철학과 신학이 그 공백을 채워 왔다.


그러나 인간이 언젠가 모든 법칙을 이해하고, 모든 조건을 재현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 '어떻게'의 끝은 '왜'라는 질문 앞에 멈춰 설 것이다. 인간은 결국 신의 의도를 묻게 될 수밖에 없다.


왜 그렇게 설계했는가. 왜 생명에게 고통을 허락했는가. 왜 신은 그 모든 질문 앞에서 침묵했는가.
만약 운이 좋아 인간이 언젠가 신 앞에 다다를 수 있다면, 이 질문들은 과학이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인간 존재가 품을 수 있는 가장 깊은 물음이 될지도 모른다.


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황할까, 침묵할까, 아니면 오래전부터 그 질문을 기다려 왔다는 듯 웃을까. “그래, 이제 나에게 물어도 될 때가 되었구나.”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신은 누군가가 그 의도를 추적해 오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계속 실험할 것이다. 실패하고, 이해하고, 다시 묻고.
이 우주 전체를 실험실 삼아, 의도 너머의 진실에 도달하려는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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