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에게 코칭을 받는 한 창업자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코치님,
2년 동안 코칭을 200번 넘게 받았는데
아직도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직도 0단계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질문을 하나 더 덧붙였다.
“코치님이 코칭하시는 다른 팀들 중에도
0단계에서 이렇게 오래 간 사례가 있나요?”
나는 잠깐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있죠.
나요.
저는 10년째 0단계입니다.”
그 순간,
상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게 있다.
0단계는 실패가 아니다.
0단계는 포기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을 쌓고 있는 상태다.
진짜 위험한 사람은
0단계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0단계를 빨리 벗어났다고 착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스타트업을
100층짜리 건물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 A는 1층이고,
시리즈 B는 10층,
시리즈 C는 30층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성장’은
사실 100층을 다 올리고 난 뒤의 이야기다.
10억 이하 밸류의 시드는
땅을 고르는 단계이고,
30억 내외 밸류의 프리 A는
지하 2층까지 내려가는 기초 공사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해한다.
“왜 아직 런칭을 안 하나요?”
“언제 매출이 나오나요?”
“이거 되는 거 맞나요?”
하지만 이 단계에서 서두르면
건물은 3층도 못 가고 무너진다.
중국에
30미터까지 자라는 모죽이라는 대나무가 있다.
보통 씨앗을 뿌리면 2~3주 안에 새싹이 나오지만,
모죽은 무려 5년 동안 땅 위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 시간 동안
30미터를 버틸 수 있는 뿌리를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
새싹이 올라오면
그때부터 하루에 80cm씩 자란다.
스타트업도 다르지 않다.
나는 이 새싹이 올라오기 전의 시간을
0단계라고 부른다.
지하 2층도 아니다.
그냥 맨 바닥이다.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절대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래서 나는
0단계부터 100억 가치인 3단계까지
절대 수치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로지 시스템이다.
내가 보는 최소 기준은 이렇다.
• 수익모델은 4개 이상,
• 월 정기구독은 5만 원에서 25만 원,
• 유료 고객수는 1,000명에서 5,000명,
• 영업이익률은 30% 이상.
• 신규 첫 구매 ROAS는 800%,
• 재구매 ROAS는 5,000%.
이 수치들을
33가지 창업 필수 항목에 맞춰 정량화하고,
수익모델, 개발, 마케팅, 팀 운영, 자금 운영까지
모든 것을 자동화 시스템과 매뉴얼로 만든다.
이게 완성되지 않으면
나는 절대 다음 단계로 넘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100억 가치 전까지 런칭을 하지 않는다.
오픈 베타도 없다.
클로즈 베타 1, 2, 3.
승인제 체험단과
끝없는 고객 인터뷰만 반복한다.
그래서 나는
10년째 0단계에 있다.
아직 새싹은 올라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도
망하지 않는 창업 설계법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33가지 모든 항목을 정량화해서
스타트업 가치 100억을
1년 6개월 안에 만들 수 있는
창업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오늘 코칭한 기성욱 대표 이야기를 해보자.
이분은
나와 3년 넘게 함께 가고 있다.
코칭만 300회를 넘게 했다.
아직도 MVP다.
3년 동안
아이템을 네 번 이상 바꿨다.
보통은못 버티고 다 떠난다.
그런데 이분은 떠나지 않았다.
3년 동안
묵묵히 0단계에 머물렀다.
그리고 지금,
네 번째 아이템에서
MVP가 나왔고
이제야 수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 내가 물었다.
“지겹지 않으세요?”
그분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럼 3년 동안 뭐가 제일 달라졌나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 내면이 완전히 바뀐 것 같습니다.
이제 수치는
제가 선택해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탈인간 되셨네요.”
이건 위로가 아니다.
사실이다.
기성욱 대표는
아직도 0단계에 있다.
하지만 수치보다
사람이 먼저 만들어졌다.
자존감,
시선,
행복의 기준,
리더십과 소통, 멘탈.
그래서 지금은
수치가 아니라
시스템 위에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효상 대표 역시
2년 동안 200회 넘게 코칭을 받았다.
돈이 잘 돌지 않는 대학로에서
‘혁신’을 만들고 있다.
고객은
배우, 작가, 연출, 극단, 관객.
최소 다섯 종류다.
솔직히 말하면
지옥 같은 구조다.
그런데 이 사람은
0단계를 더 깊이 파고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나중에 가장 무섭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코치님,
100억까지 같이 간 사례 있나요?”
나는 늘 이렇게 답한다.
“없습니다.”
정부지원사업 합격 200건,
투자유치 직·간접 300억,
백억·천억 단위 기업가치 사례는 많다.
하지만
0단계를 제대로 밟고
그 위에서 성장한 사례는
지금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그걸 아직 ‘사례’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내 대답은 늘 같다.
“될 때까지가 아니라,
망하지 않을 때까지입니다.”
새싹은
준비되면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억지로 끌어올리면
그건 성장이 아니라 사고다.
지금 0단계에서 버티고 있다면,
당신은 늦은 게 아니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압도적으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