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낸다.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노인은 말러 8번을 이야기하다 자신보다 먼저 떠난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를 추억했다.
스탈린 정권의 누명으로 처형당한 아버지, 사랑했지만 먼저 떠난 두 여인.
"산다는 건 참 어렵네... 쉽지가 않지만, 다른 길이 없어..."
항암치료로 입맛을 잃은 중년의 여인은 언니에게 엄마 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언니는 엄마가 자주 해주던 시래기 나물을 하면서 아무리 똑같이 해도 엄마 맛이 나지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병실의 동생은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시래기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엄마가 보고 싶어..."
언젠가는 초연해질 거라는 희망이 있어서 살아갈 힘을 얻을 때가 있다.
그런데 나치, 그리고 전쟁, 이념갈등이라는 풍랑에도 살아남은 노인은 외로움에 지쳐있었고,
이제는 행복을 누릴 만한 나이의 여성은 사무치는 그리움과 질병에 마른 눈물까지 흘렸다.
죽어가는 현실이지만 살아내야 하는 인생
때때로 인생은 우리가 참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잘 될 거야'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외치는 게 무색해지는 인생도 있다.
내가 그런 것 같을 때라도 나보다 더 죽음 같은 현실을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겠지.
책임질 수 없는 희망의 응원보다
마음이 녹아내리더라도 살아가는 게 그런 거라고 말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오늘 하루의 인생을 맞이해야 하니까...
it's a bad day, not a bad life.
내일은 해가 뜰 거라는 희망의 외침보다,
나쁘지 않다 정도의 위로가 우리 사는 현실에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모두 뛰지 못해 안달 난 세상에서
기어서라도 살아내는 사람들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