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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Oct 28. 2024

어느 브런치 작가의 최신 근황

 안녕~ 나, 신라야!

잘 있었냥?

 처음 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잠시, 내 소개를 하겠다냥.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세렝게티 초원을 누비며, 톰슨가젤을 사냥하는 그 용맹스러운 호랭이의 뜨거운 피가  철철 흐르는 자랑스러운 똥꼬앵이다냥.

오랜만에 인사를 드린다냥.

'냐~~~ 옹.'


 추석 전,  'sep,14일'에 내 꼬붕이, 말랑이가 요가하는 글을 끝으로, 답댓글도 달지 못하고 밤도망치듯

 빤스런 해버린 울 집사에 대해서 뜬금없는 억측과 소문들이 난무해서 내가 나서기로 했다냥.

 기자회견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마침, 노벨문학상을 받으신 한강 작가님께서도 기자회견을 마다하시는데, 내가 어찌 감히, 기자회견을 할수있겠냥?  그래서 그냥,  브런치에 끄적여보기로 했다냥.  우선 결론적으로 말하면, 먹고 살고, 잘 싸고 있으니 걱정은 넣어두라냥.


항간에는 내집사의 빤스런에 대해서 해괴한 말들이 난무하드라. 들어보니 얼척이 없어서 뭐라 할 말이 읎다냥.

 오리무중 산속에 꽁꽁 숨어 살고 있는 걸 보니, 필시 간첩인 게 분명 하다카더라...

어느 엿장수 말 뒤에 같이 타고 가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카더라...

밤이면 밤마다 5060 중년 나이트클럽에서 헤드뱅잉 하면서 춤추는 걸 봤다카더라, 심지어 브루스까지 잘추더라...

재벌남 만나서 털고무신 벗어던지고, 미쿡으로 튀었다카더라....


 아니. 그 많고 많은 카더라 중에 내 이야기는 한 줄도 없냐, 고라고라고라고요!!!

그래서 하는 수없이, 울 집사의 최신 근황을 다 까발리기로 했다옹.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냥~~시월의 마지막 밤을~~우우우~~'

갬성 오지게 터지는 시월이다냥. 브런치에서 토낀지, 거짐 두 달이 넘어간다냥.


 먼저 울 집사가 9월 중순부터 갑자기 마구마구 바빠지기 시작했어.

이곳 저곳에서 원고 청탁도 들어온 것 같더라구. 갑자기 새벽까지 노트북앞에 앉아서 글을 마구마구 써 제끼는데, 꽤 진지하드라. 등을 잔뜩 구부리고 심취해서 글 쓰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브런치 작가 처럼 보이는거 있지. 모두 잠든 밤중에, 독서등 하나 켜두고서 모니터 두드리는 소리만 타닥타닥 들리는데, 꼭 아궁이에 잔불 때는 소리처럼 정겹게 들리더라구. 그리고 나, 아주 깜짝 놀랐잖아. 먹는 건 진짜 잘 먹더라.


'잘 먹어야 잘 쓴다!'


 글 쓰는데, 웬 놈의 에너지가 소비되는지, 새벽에 고소한 냄새가 나서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깐, 아~글쎄, 프라이팬에 독일 수제, 햄소시지를 왼쪽으로 둥글리고, 오른 쪽으로 둥굴리면서 굽고 있더라. 어떤 날에는 갑자기 현관벨이 울려서 깜짝 깼더니, 반반치킨을 시켜서는 오독오독 뼈를 발라 먹으면서 맥주도 한잔 하는거있지. 어디 그뿐이게. 지글지글  곱창까지 꾸어서는 쐬주까지 하드라. 잘 먹어야 잘 쓴다는데, 쓰는 시간은 고작 11분인데, 먹는 시간은 2시간이 넘어. 진짜 치열하게 잘 먹더군.

내가 호랭이과라서 '과'가 틀리다 보니, 몰라서 그러는데, 진짜 작가들은 이렇게 잘 먹어야 글을 잘 쓰는 거시여?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신 한강 작가님을 본받으려면 더더욱 열심히 치열하게 써야 되는 것이 아니여?

그리여? 안 그리여?

아무래도 울 집사는 한강님처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한강물을 다 마시는 것으로 승부하는 게  훨 빠르겠다냥.


 두 달이 다 가도록 나랑 놀아주지 않고 먹고 먹고 먹고 쓰고를 반복해서 인내심에 빵꾸가 나버렸지뭐야.

에라~~나도 내 꼴리는 데로 살끄야, 하면서 이불마다 계속 구토를 하면서 꼬장을 부려버렸지. 그러자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집사가 내 머리를 쓰담하면서 한마디 하더군.

"신라야~~ 미안. 집사가 여기 응모해서 상금 타면 츄르도 많이 사주고, 숨숨집이랑 캣타워도 사줄게."

그래서 나도 짧게 대답했지.

 "조아~~ 조아."


후유~~~ 요즘 집사가 한숨을 푹푹 쉬는 걸 보니까.'나가리' 되었나 봐.

자꾸 내 눈길을 피하면서 ' 마늘 까는 부업'을 검색하더라구. 차라리 내가 유튜브를 해서 내돈내산 하는 게 훨씬 빠르겠어.


 아참, 우리 집사 서울 갔다왔다냥. 광화문 광장에서 큰 불교행사가 있었다냥.

우리 집사가 오십몇 년 살면서 서울은 총, 12번이나 갔을까?

다른 사람들은 서울을 마실 나가듯 간다는데, 촌시런 우리 집사는 서울 갈 일이 없다냥.

얼매나 촌스럽던지, 내가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다냥.


"오매~ 저그 오른쪽이 세종문화회관이래유?"

"아따매~ 여그가 미국대사관이라 구유? 아이~가, 미쿡 대사관이 미쿡에 있는 줄 알았더니, 한국에도 있네유?"

"오 맴매매~~~ 진짜 여그가 경복궁 돌담길이에유?? 히햐~~~ 겁나 기네유!"


허참, 다른 사람들은 지방에서 세종문화회관으로 큰 상 받으러 많이 가고, 공연도 보러 많이 가더만, 우리 집사는 어디 상 받으러 와봤어야지.

내가 이런 집사를 두고 있다는 게, 창피할 노릇이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어. 촌스럽긴 해도 애는 착하니까, 꼴을 봐야지. 두 달 여 동안 칩거? 하는 동안 서울 광화문 구경간 일이 제일 좋은 소식이었다냥.

나쁜 소식은, 병원에 자주 가는....

그 뒤로,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하느라고 꼭두새벽에 서천에 있는 샤인머스캣 농장으로 달려가고, 블루베리, 고구마...  <고양이 팔아주기> 안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해야 되나? 또 등산갔다가 길 잃어버려서 발톱이 빠지는 수난도 겪었다냥.


암튼, 울 집사 걱정해 줘서 넘 고맙고 감사하다냥. 시월은 문화행사가 많아서인지, 덩달아서 나까지 바쁘다냥.

 다시 브런치에서 글로 인사를 드릴 것이니, 잘 계시라냥. 냐~옹(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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