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평가보다 내 확신으로 사는 법
내년, 간절히 원했던 그 단어—“진급.”
몇 번이나 마음속에 새기며 바랐던 그 한마디.
당연한 욕심, 누구나 꿈꾸는 다음 단계라고 생각했지만, 문득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진급’을 원하는 걸까?”
아니, 어쩌면 누군가의 칭찬,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정, 그 달콤함에 묶여 있었던 건 아닐까.
진급은 얄궂은 게임 같았다.
성과를 내도, 동료들과 융화되어도, 심지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까지 완벽해야 비로소
‘기회’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나는 묵묵히 노력했고, 지시받은 일 이상을 해냈다.
불만을 삼키고, 감정을 다스리며 버텼지만,
늘 한 발짝 뒤에서 낯선 이름들이 호명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허탈함. 이름 모를 감정이 가슴을 휘감아 숨이 막혔다.
진급은 마치 마법의 지팡이처럼 나의 가치를 증명해 줄 거라 믿었지만,
돌아보니, 나는 이미 수없이 나를 증명하며 살아왔다.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게, 묵묵히 책임을 다한 날들.
신입을 다독이고, 회사의 분위기를 살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했던 시간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 모든 순간들이 나였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먼저 나를 알아줘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진급’ 대신 ‘진짜 나’를 찾는 연습을 한다.
퇴근 후, 나만의 작은 공간을 정돈한다.
땀과 노고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작은 일기를 펼친다.
“오늘도 나는 내 몫을 해냈다.”
그 문장 하나가 지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가끔은, 진한 보이차를 음미하며
내가 부여한 ‘일의 의미’를 곱씹는다.
이 일이 왜 나에게 소중했는지,
왜 이토록 간절히 붙잡고 살아왔는지.
진급은 언젠가 올 수도,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를 믿는 마음—그 굳건한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힘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