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키우는 재미, 2014년생의 위엄

친아들이 맞습니다.

by 글임자
23. 1. 31. 가끔 필요한 접근금지

<사진 임자 = 글임자 >


"엄마, 그거 알아?"

"뭘 말이야? 또 우리 아들이 뭘 알아 오셨나?"

"세계에서 제일 부자가 누구인지 알아?"

"글쎄? 누굴까?"

"엄만 그것도 몰라?"

"음, 일단 엄마는 아니야. 근데 그 사람이 누구야?"


슬슬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었다.


"그럼 내가 알려 주지. 그 사람은 바로! '이런 마스크'야!"

"이런 마스크가 어떤 마스크인데?"

"아휴, 진짜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우와 우리 아들 정말 대단하다. 그런 것도 다 알고."

"내가 좀 알지!"

"근데 말이야, 우리 아들 진짜 이런 마스크가 맞아?"

"응."

"뭔가 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뭘?"

"그 사람 이름이 '이런 마스크'가 정확해?"

"당연하지."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기는 한데 말이야."

"엄마, 지금 내 말을 못 믿어?"

"아니 못 믿는다는 게 아니라. 엄만 당연히 우리 아들 말을 믿지."

"근데 왜 나를 의심하고 그래요?"

"의심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아는 사람 같은데."

"엄마가 그 사람을 다 알아?"

"개인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라 아는 사람 같은데 엄마가 알고 있는 사람이랑 네가 말한 사람이랑 뭔가 좀 다른 것 같아서 말이야."

"엄마가 아는 그 사람 이름이 뭔데?"

"네가 말한 그 사람이랑 이름이 비슷하긴 해."

"그래? 그럼 엄마도 '이런 마스크'알아?"

"응, 아는 것 같아. 근데 그런 마스크는 아니야."

"아무튼 '이런 마스크'가 세계에서 제일 부자래."

"그래, 그렇구나."

"진짜야, 엄마."

"그래. 우리 아들이 어련히 알아보셨겠어."

"엄마가 못 믿겠으면 한 번 검색해 봐요."

"그럼 그럴까?"


우리는 마스크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짐작하셨겠지만 누구나 짐작할 만한 그 사람이 맞다.

이런 마스크 -> 일론 머스크


"봐봐. 엄마. 내 말이 맞지?"

"응. 근데 자세히 봐봐. "

"어? 이런 마스크가 아니네?"

"우리 아들이 말한 사람이 이 사람 맞아?"

"응. 사실은 나도 다 알고 있었어. 일론 머스크! 내가 말한 사람이 이 사람이야."

"역시 우리 아들은 정말 대단해!"


어쨌거나 어디서 들었는지 세상 물정 모르는 엄마에게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기쁨에 겨워 남의 이름을 살짝 오해했던 것은 가볍게 무시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평정을 되찾았다.


"근데 엄마, 그런 말 혹시 알아?"

"또 무슨 말?"

"원숭이도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야. 아깐 내 실수였어."

"그래, 우리 아들 말이 맞다. 원숭이도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질 수 있지."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술술 넘어가서 또 한 번 깜빡 속을 뻔했다.

철없이 원숭이가 외나무다리에는 왜 올라갔던고?

아들아, 그 다리에서 떨어진 게 정녕 원숭이더란 말이냐?

나무에 매달리다 떨어질지 모르는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원숭이는 외나무다리로 갔던가 보았다.

원래 그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기로 했던 원수는 과연 어디로 갔는가.

한낱 나무이든 외나무다리든 원숭이가 어딘가에서 떨어지긴 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지.

그나저나 원수는 사무가 바빠 원숭이를 외나무다리로 대리 출장 보냈을까나?

그 원수의 행방이 묘연하다.

사라진 원수를 찾습니다...


나의 기쁨, 나의 번뇌.

아,

이런 게 바로 아들 키우는 재미!

아들아!

그 재미에 이 어미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구나.